시공간을 박제하는 기억의 스위치
내게 여행의 완벽한 순간은 도시에 어울리는 노래를 들으며 정처 없이 걸을 때다. 그러니 여행 전 그곳에 어울리는 나만의 플레이리스트를 만든다. 일본 홋카이도 여행 플레이리스트는 전설적인 우타다 히카루에서 시작해 오피셜히게단디즘, 유우리, 이마세, 요네즈 켄시, 미세스 그린 애플, 후지이카제, 바운디, 키타니 타츠야 등 최근 일본 음악씬을 이끄는 뮤지션으로 채워졌다. 시공간을 박제하는 기억의 스위치가 한 가득 생겼다.
아사히카와 셔터 아트 프로젝트
소유라멘과 펭귄만 생각하고 잠시 머물기 위해 찾아 간 아사히카와. 아사히카와의 첫 인상은 평범했지만 한 발짝 걸어들어가니 기대보다 훨씬 귀여운 도시였다. 특히 이마세의 음악을 들으며 가게 셔터 위의 알록달록한 그림을 본 순간 이 도시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누가 삭막한 도시에 이렇게 귀여운 그림을 덧칠했을까?
아사히카와는 홋카이도 내에서도 디자인과 예술에 관심이 많은 도시다. 도심의 상점들이 문을 닫은 시간에도 거리가 어둡거나 삭막해 보이지 않도록, '걸으면서 즐거운 거리'를 만들기 위해 지역 아티스트들과 학생들이 힘을 합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것이 바로 평범한 건물에 한 스푼의 달콤함을 뿌리는 아사히카와 셔터 아트 프로젝트. 헤이와도리 쇼핑 거리를 걸으며 여행의 아침을 즐기던 내게 느닷없는 즐거움을 안겨준 그림들. 아사히카와의 상징과도 같은 아사히야마의 동물들, 홋카이도의 아름다운 자연, 빵, 책, 라멘 등 가게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것들까지 다양하게 귀여움을 뽐낸다.
디지털 시대가 탄생시킨 천재 뮤지션 이마세
이런 큐트한 아사히카와에 어울리는 가수는 디지털 시대가 탄생시킨 천재 뮤지션 이마세(imase). 2020년 말, 친구를 따라 기타를 사며 처음 음악을 시작한 이마세는 이후 작사, 작곡을 유튜브로 독학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틱톡에 올린 곡들이 폭발적인 반응을 얻는다. 대표곡은 전 세계를 춤추게 한 〈NIGHT DANCER〉. 아이브, 스트레이 키즈 등 많은 K-POP 아이돌이 챌린지에 참여하면서 일본 아티스트 최초로 한국 멜론 TOP 100 차트에 진입하는 등 특히 한국에서 엄청난 사랑을 받았다. 세련된 시티팝을 만들면서도 편안한 옷차림으로 자신의 방에서 음악을 만들며 편안하게 팬들과 소통하는 '베드룸 팝(Bedroom Pop)' 아티스트, 이마세!
여행자에게 어울리는 이마세 멜로디
나이트 댄서도 좋지만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곡은 <Have a nice day>, <Demone Tamaniwa>, <유토피아>, <Escape>다. 나른한데 청량한 느낌이 여행에 딱 어울린다. 아사히야마 동물원의 펭귄처럼 그냥 기분이 좋아지는 이마세의 목소리. 일본 여행 플레이리스트에 절대 빠질 수 없다.
평범한 일상을 응원하는 가사와 미니멀한 사운드가 특징인 Have a nice day
그의 데뷔곡으로 여행의 아침 배경음악으로 추천.
Demone Tamaniwa.
'하지만 가끔은 좀 쉬어도 괜찮아'라는 위로의 메시지를 담은 곡
그루비한 베이스 라인이 매력적이며, 이마세의 나른하면서도 청량한 목소리가 극대화된 곡이라 산책할 때 듣기 좋다.
밝고 희망찬 에너지가 넘치는 유토피아. 영화나 애니메이션 주제가처럼 벅차오르는 멜로디. 여행자의 설렘이 그대로 느껴진다.
도시의 번잡함에서 벗어나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마음을 풀어낸 Escape. 신나는 리듬으로 드라이브 음악으로 인기다.
매일 걷고 매일 쓰는 도시산책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