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루 스시야도리와 구 데미야선 철길
미스터초밥왕의 실제모델 마사즈시 초밥
바다에 인접해 있어 신선한 해산물을 즐길 수 있는 스시마을 오타루. 최근 가장 뜨거운 셰프 최강록님을 요리의 세계로 이끈 유명 일본 만화 <미스터초밥왕>의 실제 모델인 가게가 오타루에 있다. 바로 오타루 명물거리인 스시야도리(초밥 거리) 입구에 있는 마사즈시. 1938년에 창업해 3대째 운영하는 곳으로 도쿄, 방콕에도 분점을 냈다. 처음에는 만화책 속 '토모에 초밥'처럼 작고 소박하게 시작했지만 현재는 오타루를 대표하는 대형 초밥집이 됐다.
미스터초밥왕은 홋카이도 오타루의 작은 초밥집 아들 세키구치 쇼타가 주인공으로 거대 체인점에 밀려 힘을 잃어가는 가업을 일으키기 위해 홀로 도쿄의 명문 초밥집 '봉초밥'으로 상경해서 일어나는 일을 그렸다. 온갖 구박과 혹독한 수련 과정을 거치고 천재적인 감각과 손님을 위하는 마음으로 최고의 초밥 요리사로 성장해가는 쇼타. 다양한 초밥이 등장하니 자연스럽게 입맛을 다시다 "초밥은 마음이다!", "완성된 초밥에는 만드는 사람의 인생이 담겨 있다."등의 명언에 뭉클해진다. 특히 수련 중 지친 쇼타에게 스승이 건네는 격려는 오래 남았다. "재능이란 건 말이야, 남보다 조금 더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하는 거야."
극중 쇼타가 걷는 초밥집이 즐비한 거리의 실제 모델인 오타루 명물거리 스시야도리는 약 200m 정도 되는 길로 초창기의 다섯 집에서 현재는 약 130곳의 스시집이 모여 있다. 오타루에서 즐겨야 할 것에 오르골, 르타오, 가마에이 어묵과 스시를 추가하자.
구 데미야선 철길
우리의 마지막 목적지인 구 데미야선 철길까지 가는데 하늘이 붉게 물들고 있어 한참을 서성였다. 오타루는 유명한 목적지보다 그곳으로 가는 길이 더 아름다운 곳이다. 아니, 홋카이도 전체가 그런 느낌이다. 비에이의 잊을 수 없는 순간은 '크리스마스트리'가 아니라 그 트리를 찾아가던 눈길이었던 것처럼, 귀엽게 걷는 아사히야마 동물원의 펭귄을 보는 것도 좋았지만 펭귄을 볼 수 있다는 설렘에 며칠 전부터 행복했던 것처럼. 결과물을 향해 돌진하던 시기를 지나 이제 가는 길 위에서 만나는 아름다움을 위해 마음을 비워둔다.
다섯시를 조금 넘겼을 뿐인데 어느새 어둑해진 오타루의 저녁, 1880년대 만들어진 홋카이도 최초 철도 노선 구 데미야선은 고요했다. 작은 표지판만이 수산물과 석탄을 나르던 이곳의 역사를 가만히 알려준다. 특별한 볼거리가 없는 모습에 당황하기는 커녕 마음이 즐거움으로 젖어든다. 이것이 내가 꿈꾸던 오타루였기 때문이다. 눈이 세상의 소음을 덮어버린 듯 고요한 도시, 그 위로 울려 퍼지는 오겡끼데스까, 와타시와겡끼데스.
드디어 만난 진짜 오타루의 고요한 철길 위를 셋이 줄지어 걷는다. 부지런히 봐야할 무언가가 없는 길이기에 우리는 새하얀 눈과 웃고 있는 서로만 담는다. 눈에 발이 푹푹 빠지는 느낌이 좋고, 우리만 있다는 해방감이 좋다. 신이 난 아이는 기린처럼 겅중겅중 뛰다가 강아지처럼 폴짝거렸다. 눈 위로 점프하고 발바닥 하트를 만들며 꺄르르한다. 아이의 웃음이 겨울 오타루의 고요를 건드린다.
매일 걷고 매일 쓰는 도시산책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