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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거북손이 Jan 11. 2021

감고당길

거북손이의 육아 스케치 No.28

너희를 낳고 처음으로 휴가를 얻은 날, 금쪽같은 이틀이 너무 귀해서 실금실금 웃음이 새어 나왔어. 시간이 온전히 내 것 아닌 삶을 엄마가 되기 전엔 살아보지 못했거든. 너희라는 긴 행복을 위해 잠깐의 자유를 내어 놓은 것은 엄마의 선택이고 기꺼운 일이지만 가끔은 엄마 혼자 오롯이 있는 시간이 필요하단다. 돌아온 엄마에게 억울한 듯 투정 부리는 너희가 참 귀여웠어. 엄마를 더 잘하려고 다녀온 것이니 이해해주렴. 엄마는 휴가 동안 북촌에 머물렀는데 감고당길의 돌담과  꽃들이 너무 예뻐서 한참을 봤단다. 꼭 엄마의 마음 길에 피어있는 너희들 같았어. 


2020.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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