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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강헌 Feb 15. 2022

아하! 이렇게 손주 바보가 되는구나!

손녀의 첫 뒤집기를 보면서... 

"아공공~~  힘내라~ 그렇지~

그래, 해냈구나! 장하고, 대견하다! "


베이징 동계 올림픽 중계를 보고 있는 것이 아니다.

동영상으로 손녀의 첫 뒤집기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보인 반응이다

나는 오늘 둘째 딸이 카톡으로 보내준 동영상을 자꾸만 되돌려 보고 있다. 

지금 몇 번째를 돌려 보고 있는 줄 모른다.


동영상을 볼 때마다 내 입가는 나도 모르게 미소가 번지고, 온 얼굴에 저절로 웃음이 가득해진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도 한 번 더 보고 잠을 청했을 정도이다.

이렇게 반응하는 나의 모습을 보고 사뭇 신기하고 스스로 멋쩍은 생각도 들었다.

내가 생각해도 영판 손주 바보가 된 모습이다.



"내가 왜 이럴까?" 손주가 태어나기 전에는 몰랐던 나의 이런 모습이 나도 신기하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나에게 묻고 여러 생각들을 하게 된다.

‘나도 손주 바보가 될 수 있겠구나!’ 아니 손주 바보가 다 된 것은, 자기 피붙이에 대한 애착, 생명을 가진 존재의 종족 보존 본능,  자신이 보호될 수 있다는 무의식, 생물학적 생존 본능이 유전되었는지도 모른다.


사람은 자기의 직계 관계에 대하여는 자기 생명과 존재의 연장이며, 자기의 분신과도 같다는 생각을 무의식 속에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나 역시 나의 딸의 딸인 피붙이에 대한 나라는 존재의 연장으로서 애정이며,  생존 본능으로서 애착 일수도 있다.


이러한 피 붙이간 애정과 가족 간에 친밀한 유대감은 삭막하고 때론 험한 인생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이다.

특히 성장과정에 있는 어린아이들에게는 정서적으로 매우 중요하기에 결핍되지 않고 자랄 수 있도록 세심한 관심을 가져주어야 한다.  


인간은 생존본능을 넘어, 정신적인 성장을 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인간은 생물학적인 생존 본능을 넘어 보다 성숙한 인격적인 존재로 나아가야 하는 성장과제가 있다. 성장은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으로, 개인에게도 소중한 것이며, 국가 사회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일이다. 


사람이 건강한 한 인격체로 성장과정에 있어 필수적인 것은 자기중심에서 벗어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혈연중심과 혈족 주의에서 벗어나는 것도 자기중심에서 벗어나는 것의 연장선상에 있다. 가족과 혈연 위주는 물론 학연, 지연 위주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한 인격체로 서는 것,  사람의 정신적 성장에 참으로 소중한 일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러한 정신적 성장은 타인과 공존하며 건강한 사회생활을 할 수 있게 하는 바탕이며,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하며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기반이므로 인생에 중요한 과제이다. 사람이 자기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가족들과도 행복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잘 모른다. 독립적인 정신세계를 가지지 못한 정신적 미성숙과 미분화로 인하여, 사랑하는 사이에도 갈등을 극복하지 못하고, 애증을 오가는 힘든 관계 속에서 살아갈 수 있다.  

   

손녀의 첫 뒤집기, 몸부림을 치며 겨우 겨우 어렵게 뒤집기를 하는 모습, 

너무나 사랑스럽고 귀여운 동시에, 장차 한 인생의 긴 성장 여정의 첫 시작점을 목도하는 것 같아 경이롭기까지 했다. 손녀가 정신적 성장을 할 때에도, 지금 뒤집기를 할 때 몸부림과 같은 힘겨운 성장통을 잘 견디어내고, 아름답고 성숙한 한 인격체로 성장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에 속에서 기도가 나왔다.


요즘 손녀는 하루가 다르게 무럭무럭 크고 있다.

자기 엄마 눈을 맞추며 “꺄륵... 꺄르르르... ” 웃는 귀엽고 앙증맞은 모습, 얼마 있지 않아 “재잘재잘” 말을 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신기한 인간, 이러한 존재가 어디서 어떻게 생겨났을까? 나는 나의 오래된 질문을 손녀가 첫 뒤집기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다시금 하고 있다.


‘인간은 누구인가?’ ‘나는 누구인가?’

이러한 질문은 철이 들기도 전부터 내 마음에서 소록소록 솟아올라 왔다.

이 질문은 지금도 내가 여전히 하게 되는 질문이며, 나 라는 존재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삶의 가치와 자세를 만들어가는 원천과도 같다.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경탄은 신에 대한 경외감으로 이어진다.


이성과 양심을 가지고, 사고하며 말을 하는 인간, 참으로 경탄스러운 존재이다. 

이러한 생명체를 존재하게 한 존재에 대한 연동된 질문이 나의 구도의 원천과 동력이 되고 있다. 

물론 추하고 사악한 인간성에 대한 비탄도 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인간에 대한 경탄에서 신의 단서를 발견하고 나아가는 것이 나의 구도의 여정이 되고 있다.


내 마음속에는 인간에 대한 경탄과 신에 대한 경외가 항상 공존한다.

나는 인간에 대한 경탄이 없는 신앙에 대하여는 의문과 회의가 있다.

"인간에 대한 경탄 없이는 신에 대한 진정한 경외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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