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새벽
뜻밖에 님이 찾아오셨습니다.
나는 님을 도무지 맞이할 수 없었습니다.
이미 님을 배신한 자이기에…
님은 나를 불렀습니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나는 님의 얼굴을 마주 할 수 없었습니다.
님 앞에 너무나 부끄러운 자이기에…
님은 나의 이름을 불렀습니다.
여전히 친근한 음성으로
나는 님의 눈을 쳐다볼 수 없었습니다.
님 앞에 떳떳이 설 수 없는 자이기에…
님은 나에게 물었습니다.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나는 대답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님을 사랑할 자격이 없기에…
하지만 나는
님을 이미 사랑하고 있었고
님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거부할 수 없는 사랑으로 다가오셨기에…
님은 또 내게 물었습니다.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나는 여전히 대답할 수는 없었습니다.
나의 모든 것을 님은 아시므로…
- 요한복음 21장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