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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강헌 Apr 30. 2024

나누어 먹는 것 아니야?

어린아이의 당돌한 질문

"나누어 먹는 것 아니야?"

작은 꼬마의 입에서 나온 말에

주변에 어른들이 모두 깜짝 놀랐다


아니 아직 아기나 다름없는

꼬마 아이가 어떻게 이 상황에

이러한 말을 할 수 있단 말인가?   


보통은 이런 상황에서는

아이들은 울음을 터트리며

“엄마! 오빠가 과자 나 안 주고

혼자 먹는데..."라고 하기 쉽다.


그런데 이 꼬마아이는

주변에 어른들에게 도움도 안 청하고

 "이거 나누어 먹는 것 아니야?"

당돌하게 오빠에게 따져 묻는다.


어린아이의 뜻밖에 반문에

일곱 살 오빠도 당황스러워하고

이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던

어른들도 깜짝 놀라며 나서서


"그래! 그래! 맞아!

나누어 먹으려고 사 온 것 다~


오빠야 엄마가 빠르게 다가와

"맞아! 엄마가 나누어 먹으려고 산 거야~"

과자 봉지들을 꼬마 아이와

옆에 초등생 언니 오빠들에게도

나누어 주었다.


어른들까지 모두에게 나누어 주어

흐뭇하게 모두 함께 나누어 먹게 되었다.  


당연히 오빠아이 엄마는

처음부터 모두 함께 나누어

먹기 위해 많은 과자를 사 온 것이다


그날 우리는 가까이에 새로 만들어진

테마공원에 봄나들이 나온 날이다.


에코리움센터 관람을 마치고

공원 내에 마트에서 아이스크림을 사서

바로 앞에 야외 벤치에 자리를 잡았다.


한 참을 놀다가  

일곱 살 오빠 엄마가

추가로 과자들 사기 위하여

마트로 들어갔다.


마트로 들어가 엄마가 돈을 내었고

아들은 좋아서 과자들을 얼른 들고

먼저 나왔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 일곱 살 꼬마 아이가

과자를 자기 내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당연하고 정상적이다


단지 아들이 신이 나서

과자봉지를 들고 엄마보다

먼저 벤치로 달려왔다.


엄마가 아직  

돌아오지 않은 잠깐 사이에

유니와 꼬마 오빠야 간에  

에피소드 같이 일이 일어난 일이다


“나누어 먹는 것 아니야?”

라는 유니의 말은 봄나들이 간

우리 공동체의 태동 가치이다.


우리에게는 나눔은

오랜 세월 동안 실천해 온

익숙하고 당연한 일이다


우리는 거의 20년 전에

나눔의 가치를 가지고

“행복 나누는 사람들”이라는

이라는 비영리단체를 만들었다.

 

마을에서는

산골 마을 만들기 활동을 해왔고  

인근지역에 아동복지기관을 설립하여

20년 가까이 운영해 오고 있다


근래는 사회적 협동조합 법인화하여

현재는 일곱 살 오빠야 엄마가

우리 공동체 속에서 3대 원장을 맡아

일하고 있다.


유니야!

이 모든 일들에 시작과 진행 과정은

유니 할아버지의 삶의 도전과 궤적과

연동되어 있단다.  


이처럼 할아버지가

새로운 일들을 하게 된 이유가

“나누어 먹는 것 아니야?”

라는 말속에 담겨 있다


할아버지는 40대 초반부터

목회자로서 진정한 교회사역과

그리스도인의 삶에 대한 고민 있었다.


10년 가까이 고민하다가

50살에 기존의 교회에 사표를 내고

밀양 산골로 들어오게 되었단다.


그때 너희 엄마는 고등학교 3학년,

밀양이모는 대학 4년 졸업반,

김해 이모는 중학교 3학년이었지


당시 할아버지 가족은

엄청 큰 도전과 모험을 한 것이란다.

그날들의 긴 이야기를

할아버지는 <아빠하고 너하고>

라는 책에 담아 놓았다


유니야!

재미있는 것은 할아버지의 이러한

새로운 도전의 삶의 경로 속에서

너희 엄마와 아빠를 만나게 되었고

유니가 태어나게 된 것이란다.

할아버지가 잘한 것이지? 유니야!


유니와 과자를 나누어 먹은 오빠네,

언니와 다른 오빠네 가정과 함께

할아버지의 새로운 출발부터 함께하며

모든 삶을 나누어 온 소중한 사람들이다


“엄마! 미안~”

“조용히 안 할 거야!”

“나누어 먹는 것 아니야?”


유니가 근래에 한 말들 속에

할아버지가 지금까지 새로운 삶에

도전을 하게 된 가치들이 생각나서

이러한 글들을 쓰게 되었단다.


우리는

개인의 자유가 존중되고  

더불어 사는 공존의 삶이  

곧 인간다운 삶이며,

믿음의 삶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삶을 살아오고 있다.  


우리 공동체는

이러한 삶을 “자생과 공생”이라는

단어 속에 함축해서 공유하고 있다.


스스로의 자생은

모든 건강한 삶의 필요조건이며,

자생은 건강한 공생의 전제조건이다.

자생 없는 공생은 기생충 같은 기생적 삶이 되고

공생 없는 자생은 약육강식의 정글사회가 된다.


국가사회도

자생과 공생의 기반 위에 서 있을 때에

지배와 착취의 피라미드 사회구조가 아닌

개개인의 존엄이 지켜지며 공존하는 건강한 사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할아버지는 이런 의미에서

유니의 말과 삶을 힘차게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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