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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강헌 Jun 25. 2019

상봉 숲 도서관

작은 산골 마을 


<상봉 숲 도서관>


작은 산골 마을

그 흔한 마을회관 조차 없는

인적마저 드물다.  


마을 앞 말없이 늘어선

세월의  두께만큼 커다란 고목나무 숲

지나는 100세 노모 더 외로워 보인다


나무들아!  나무들아!

너희들은 기억하고 있겠지?

지난 수 백 년  마을 일들을


땀 흘린 농부들이

너희 그늘 아래 쉬어 가며

그들이 나누었던 고단했던 이야기들   


흰 한복 곱게 차려입고

숲으로 마실 나온 백발의 노인들

살아온 지난했던 인생 이야기들


한 밤중에 물 된 논 살펴보고  

달빛 아래 너를 바라보며

자식들 끼니 걱정하던 아낙네의 시름


이 골목 저 골목

동네 아이들 찾아와

솝곱놀이, 숨바꼭질, 제잘 거리는 소리들


동네 처녀 총각들

수즙움, 가슴 두근 거림으로

남몰래 만나 속삭이던 소리를...


상봉 숲 나무들아!

너희들 많은 나이테 속에

파일처럼 고스란히  내장되어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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