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4.21
배고팠던 그 시절
우리 집 잘 살 수 있다면
난 죽어도 좋아!
철없는 어린 나이
말했던 내 누이여!
가난에 등 떠밀려
교복 한번 못 입어보고
천리 길 상경
짧은 치마 예쁜 옷 차려입고
고향집 돌아온 누이여!
나 까까머리 중학생
우리 마을 전기 불
처음 들어오던 무렵
집 마당에 국수 삶고
열아홉 내 누이 결혼잔치
낙동강 발원지 태백
칠 백리 물길 따라온 부산
없는 살림 일궈내고
어린 자식들 둥지 위해
억척이던 내 누이여!
백세시대
급히 떠나버린 내 누이여!
아쉽고도 야속한 맘
한 송이 국화꽃 올리고
눈물, 미안함, 먹먹함 가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