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바꾸는 책 읽기

읽기의 기술 1

by 별들의강

# 연재를 시작하며

<읽기의 기술>이라는 제목으로 연재를 계획했었다. 그러다 이런저런 글에 미끄러지면서, 오늘에야 '두 번째' 글을 올린다. (첫 번째는 블로그에 게시)


오늘 싣는 글은 '도입부'에 해당하며, 제목은 ‘삶을 바꾸는 책 읽기’이다. 도입부가 있다는 데서 눈치챘겠지만, 앞으로 올릴 내용은 2014년에 출간한 <길 끝에서 길 찾기>에서 가져오는 글이다. 다만, 그대로 가져오는 게 아니기 때문에 <읽기의 기술>로 개정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보시면 좋겠다. 그러다 운이 좋으면 다시 출판되는 일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리되면, 기쁘고 반가울 것이다.


글은 변화를 갈망하는 직장인을 염두에 두고 썼었다. 그러다 보니 다소 무겁다. 당시의 내 욕망 또한 변화였기 때문이다. 나는 절실했고, 바로 그 마음 덕분에 이 책을 출간하면서 변화의 한 단계에 진입했다 생각했다. 하지만 아쉬움이 남았다. 내 삶의 변화를 지켜보며 변화에는 대가가 따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혹자는 물을 것이다. 책을 통해 그대는 변화했느냐고. 그렇다. 성공했느냐고 다시 물을 것이다. 경제적 성공은 없었다. 만일 나의 관심이 재테크였다면 어쩌면 나는 경제적으로 성공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쪽은 나의 성향과도 맞지 않았고 재능도 없었다.


나의 고유성을 돌아볼 때 나는 그저 읽고 쓰는 데 높은 흥미가 있었다. 그러니 읽고 쓸밖에 다른 여지를 두기 어려웠다. 바로 이것이 나의 성공이었고, 또한 그로부터 내가 치르는 대가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 서야 비로소 그리고 분명히 보이는 것은 그 때문에 '나다움'을 추구하는 삶을 지향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욕심 같아서는 이 과정들 그리고 ‘이 책이 나를 어떻게 바꾸었는지’를 더 담고 싶다. 하지만 그리되면 이야기는 꼬이고 엇갈릴 수 있으니 그것은 다음으로 미뤄야겠다. 물론, 브런치 연재가 이 부분을 채우기를 바라며 쓰고는 있는데 모르겠다, 어찌 될지는...


여기에서는 책이 왜 변화의 도구로 활용될 수 있는지에 집중하려고 한다. 그로부터 독자 마음에 '느낌과 끌림'이 생겨 변화의 프로세스를 작동시키는 것, 바로 그 지점까지 안내하는 것이 이 글의 목적이다.


실제로 변화가 필요한 분들이 <읽기의 기술>을 통해 조금의 도움이라도 받았으면 좋겠다. 각자가 지향하고 맞이하는 미래는 저마다 다를 것이나, 이 글을 통해 변화를 생각하며 그 과정을 좋은 쪽으로 이끌어 가기를 바란다. 여러분의 건투와 건독을 빌며, 책으로 한 단계 성숙하고 발전하는 삶을 맞이하시라.

IMG_7117.JPG 2010년 2월 5일. 화성방조제

# 들어가는 글: 삶을 바꾸는 책 읽기

내 나이 정도의 사람들, 나와 비슷한 일을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온기 가득한 사무실에 있을 무렵, 나는 서울을 떠나 사나운 바람이 부는 시화 방조제, 광평 삼거리를 지나 화성 방조제로 접어들고 있었다. 특별한 경우 말고는 오직 걸어서 고향까지 가는 것이 계획의 전부였다. 영하 13도를 오르내리는 매서운 추위가 몰아친 2010년의 2월 초순, 나는 배낭 하나 짊어지고 군산까지 걸었다.


무엇이 이 여행을 시작하게 했는가?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 번째, 변화가 필요했다. 문턱을 넘어야 했다. 하나의 세상을 닫고 새로운 세계를 여는 의식이 필요했다. 떠나야 했다. 일은 즐겁고, 보람 있고, 동료들은 더없이 훌륭했다. 일상 또한 축제처럼 화려했다. 존재를 확인시키기 위해 매일매일을 일과 사람들로 채우자 무언가는 이루어지겠지 하는 뿌듯함이 공허함을 이겨냈다.


그러나 불안마저도 무찌를 수는 없었다. 마음속 한 구석에 틀어박혀 있던 녀석이 슬며시 꿈틀거렸다. 이제 그만 뒤돌아서서 현실을 직시하라고 흔들었다. 오늘만 열심히 사는 것이 ‘내일’과 ‘내 일’을 보장할 수 없다고 속삭였다. 이렇게 살다가는 보나 마나 뻔한 삶이 될 거라고 수군거렸다. 곧 있으면 축제가 끝난다고 들려주었다. 불안이 맞고 낙관이 틀렸다는 사실을 알기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축제를 끝내야 했다. 떠나야 했다. 머무는 곳의 현재와 미래는 더 이상 뜨겁지도, 설레지도, 남다르지도 않았다. 나는 나를 변화시켜야 했다.


두 번째, 한 권의 책 때문이었다. 고향까지 걷는 여행의 4일째 날, 노트에는 이렇게 적혀있었다.


- 2010년 2월 5일 금요일. 날씨 맑음.

- [출발] 광평 삼거리(08:30) ~ [도착] 화성시 우정읍 기아생활관 앞 (18:10)

- 숙소: 기아생활관 앞에서 약 1km 떨어진 OO모텔 도착 (19:15)


도로를 내는 공사가 한창인 곳에 이르렀다. 공사장 한쪽에 지펴둔 모닥불에 잠시 몸을 녹이는데, 일하시는 한 분이 다가왔다. 어딜 그리 바삐 가느냐고 묻는다. 나는 대답했다.


“길을 가고 있습니다.”


그도 웃고, 나도 웃었다.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의 길을 간다. 그리고 자기의 길을 가고 싶어 한다.

IMG_7041.jpg 2010년 2월 5일, 공사장 모닥불


이 길을 걷게 만든 것은 한 권의 책 때문이었다. ‘그 책’을 읽는 순간 나도 한번 걸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걷게 되었다. 책이 나를 걷게 한 것이다. 그러자 나의 길이 보였다. 책이 나의 삶을 바꾸도록 이끈 것이다. 하나의 문턱을 넘어 새로운 세계로 나가는 힘과 용기를 준 것이다. ‘그 책’은 뒤쪽에 소개했다.


걷기 여행을 마친 후 옥탑방에 들어앉았다. 그리고 읽기 시작했다. 한 권의 책이 나를 걷게 만들었다면, 내가 만나게 될 다른 책 역시 나의 길을 걷도록 자극하고 격려할 것이다. 나와 세상을 끊임없이 탐색하게 하여 그 속에서 발견한 무엇을 삶에 적용하도록 이끌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목적지에 이르도록 도울 것이다.


# 테크놀로지

불안은 변화의 전조다. 무언가가 바뀌거나 무언가를 바꿔야 한다는 마음의 소리다. 끌려갈 것인지, 스스로 바꿀 것인지를 선택하게 만드는 기회다. 그래서 불안이 고개 내밀면 어루만져야 한다. 그것이 현재를 바로 보게 하고, 미래를 꿈꾸도록 자극하기 때문이다. 결국 불안은 변화를 가져온다. 하지만 불안은 변화를 끌어내지만 우리를 끌고 가지는 못한다. 변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동력이 필요하다.

우리의 현재 모습은 20년 전, 30년 전과 많이 다르다. 바뀐 것이다. 이것은 자연스러운 변화이다. 그러나 의도적으로 바꾸려는 시도도 있다. 우리는 늘 지금과는 다른 삶, 보다 나은 미래를 소망한다. 삶의 긍정적 변화를 바란다. 이를 위해 치열하게 자기를 계발한다. 하지만 쉽지 않다.


오늘의 현실은 늘 미래의 소망보다 힘이 세다. 분주한 오늘 앞에 꿈과 욕망은 쉽게 시든다. 희망은 희망에 머물고, 꿈은 꿈에 그친다. 간절히 욕망하는데도 왜 이리 삶은 바뀌지 않는단 말인가? 현재와 미래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 그 틈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 어떤 힘으로 이를 뛰어넘을 것인가? 물음은 깊으나 답은 찾기 어렵다.

이 책의 일관된 주제는 ‘바꾼다(change)’는 것이다. 나를 바꾸고, 삶을 바꾸기 위한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더 나은 삶을 만들어 가는 변화(change)와 이를 가능하게 하는 능력(ability)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 변화 역량(change ability)을 키우는 에너지가 책(book)이라고 말한다. 긍정적 변화의 동력이 바로 책이다. 그래서 이 책은 더 나은 삶을 만드는 방법, 삶을 바꾸고 나를 바꾸는 방법의 ABC를 다루고 있다. 책 읽기의 테크놀로지에 관한 책이다.


# A: ability

테크놀로지의 첫 번째는 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능력(ability), 변화 역량을 확보하는 것이다. 변화는 한 번에 그쳐서는 안 되고 지속적으로 작동해야 한다. 반복을 통해 나아지는 삶이 되려면 일상에 하나의 프로세스를 구축해야 한다. 탐색-발견-적용의 프로세스를 제안한다. 탐색, 발견, 적용은 우리 능력을 강화하는 긍정적 변화의 프로세스이다.


[읽기 전] 탐색은 길 찾기이다. 내가 이르고자 하는 여행의 목적지를 찾는 일이다. 무수히 많은 길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려면 용기와 지혜가 필요하다. 무작정 한발 내딛는 것이 용기라면 나의 길을 볼 수 있는 것은 지혜이다. 인생의 갈림길에서 나에게 용기와 지혜를 주는 것, 한 발 나가도록 이끌고 그 길을 걷도록 격려하는 것, 책 읽기에서 그것은 좋은 저자를 만나는 일이다. 그들이 나를 나의 길로 이끈다.


[읽는 중] 발견은 샘터와 같다. 여행이 길수록 때맞춰 수분을 공급하는 일은 중요하다. 가진 물이 떨어지면 여행은 초조해진다. 여행길에서 해결해야 한다. 샘터에서 들이켜는 한 잔의 물은 피로를 덜어주고 활력을 준다. 잠시 멈추어 주변을 돌아보게 한다. 익숙했던 환경이 다르게 다가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익숙한 것을 다르게’ 보는 시선이 만들어진다. 이 시선을 얻는 일이 책 읽기의 발견이다. 우리는 새로운 깨달음에 밑줄 긋는다. 저자가 우리를 움직이는 방식이다.


[읽은 후] 적용은 지속하는 것이다. 그리고 현장으로부터 배우는 일이다. 안내인이 없다 하여도 거침없이 해보는 것. 일단 한번 해보는 것. 설령 이 길이 어긋나고 벗어난다 하여도 걸어보는 것이다. 우연히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고, 애먼 길에서 헤맬 수 있다. 새로운 길은 기쁨을, 험한 길은 인내를 선물할 것이다. 기쁨이 될지 인고의 시간이 될지 걷기 전에는 모른다. 걸어봐야 알 수 있다. 책 읽기에서의 적용은 ‘읽고 쓰는 일’이다. 이를 삶에 연결하여 반복하는 일이다.


책 읽기의 탐색-발견-적용 프로세스를 압축해서 표현하면 1․1․1이다. ‘1달에 1명의 저자를 읽으며 1년 단위로 반복하는 것’이다. 좀 더 미시적인 실천 전략으로 ‘1달에 1명의 저자를 읽으며 1개의 독후감을 쓰는 것’으로 접근할 수 있다. 1․1․1이 이 책의 핵심이다. 이 단순한 원칙을 집중적으로 실천하여 긍정적 변화의 에너지를 만든다.


# B: book

테크놀로지의 두 번째는 책(book)의 활용이다. 많은 지식인들이 현대인들의 ‘리터러시(literacy, 읽고 쓰는 능력)’를 우려하고 있다. 기본 수준으로 읽고 쓰지만 충분한 능력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시중에 책에 관한 책이 많은 하나의 이유이다. 이 책의 저자들은 한결같이 ‘책이 왜 중요한가’를 강조한다. 그들 또한 시대가 바뀌어도 아니 요즘 같은 시대에는 더욱더 독서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말하고 있다.


이 책 『읽기의 기술』 역시 책 읽기의 중요성을 말한다. 그러나 중요성과 필요성만을 강조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책을 변화의 도구로 활용할 것을 제안한다. 책을 통한 변화의 방법(how)과 현실 가능한 책 읽기를 강조한다. 책 읽기가 삶을 바꾸는 변화의 동력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지금처럼 빠르고 바쁜 시대에 느린 책이 얼마나 효과적인가라는 물음이 남는다. 답은 분명하고 정해져 있다.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읽어야 하는데 얼마나 읽을 수 있는가? 읽어야 한다는 당위성만큼 현실이 따라주지 않는 것이 책 읽기이다. 이 책은 1년에 10권 정도는 읽는 사람들, 어떻게든 책을 읽으려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다. 책을 읽으려는 사람들은 자기를 계발하고 성장시키는 최고의 방법이 책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래서 빠듯한 일상 속에서도 어떻게든 읽으려고 한다. 책이 무언가 다른 삶을 가져올 것이라 기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 몇 권으로는 삶이 바뀌지 않는다는 현실에 시큰둥해한다.


10권으로도 삶을 바꿀 수 있다. 책의 ‘권수’가 아니라 ‘사람’을 중심으로 읽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우리는 10명의 ‘저자’를 호출한다. 그들이 우리를 이끌 스승이고 거인이다. 그들의 말을 새겨들으려 한다. 그들의 외침을 들으려 한다. 그들의 소리에 귀 기울인다면 10권으로도 충분하다. 그래서 10권의 책을 읽는 사람들, 한 권이라도 읽으려는 사람들의 마음이 우리의 희망이다. 그 마음만 있으면 10권으로도 삶을 바꿀 수 있다. 그 마음만이 미래를 탐색하고 의미를 발견하여 현장에 적용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 이것이 이 책을 쓴 목적이다.


# C: change

테크놀로지의 세 번째는 변화(change), 그 자체에 집중하는 마음이다. 이 책을 읽는 독자나 대다수 사람들의 현재 위치는 변화 프로세스의 ‘탐색-발견-적용’ 가운데 적용의 단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은 책 없이도 얼마든지 잘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자신이 가진 나름의 지식과 지혜를 일상에 적용시킨다. 그리고 전혀 불편해하거나 미련을 두지 않는다. 또한, 책을 활용하지만 별다른 효과를 실감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 역시 적용의 단계이다. 책이 삶을 바꿀 수 있다는 총론에 공감하며 몇 번을 따라 했지만 달라지지 않는 것에 의구심을 품고 있다.


이 단계를 벗어나야 변화의 과정을 시작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변화하고자 하는 마음, 변화에 대한 절실함, 삶을 바꾸려는 간절함이 있어야 한다. 언제나 동기가 능력보다 앞선다. 하고자 하는 마음이 할 수 있는 테크닉보다 중요하다. 필자는 이 마음을 확인하기 위하여 고향까지 걸었다. 내가 바라는 삶을 살기 위해서 얼마만큼의 절실함이 있는지를 확인하였다. 아무런 바람이 없다면 그리고 현실에 만족한다면 절실함은 일어나지 않는다. 스스로의 절실함만이 우리를 다른 곳으로 나가게 한다. 이 마음이 솟아나야 책을 손에 잡을 수 있고 긍정적 변화를 시작할 수 있다. 책은 늘 ‘변화하려는’ 사람만을 돕는다. 이 책 『읽기의 기술』역시 여러분의 ‘적용’ 단계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중요한 것은 하고자 하는 마음이다. 그 마음이 솟아나면 책 읽기는 삶을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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