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랑스 드빌레르는 <방법서설>의 한 대목을 소개했다.
어떤 길을 선택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선택에 있어 중요한 것은
“숲 속에서 길을 잃은 나그네가 그래야 하듯
때로는 이곳으로, 때로는 저곳으로
왔다 갔다 하지 않고,
한자리에 머물러 있지도 않으며,
되도록 한 방향으로 곧장 걸어가고,
애초에 그 길을 선택한 동기가 우연이었다 해도
선택한 길을 바꾸지 않는 것”이다.
(로랑스 드빌레르, 철학의 쓸모. 26)
데카르트가 경계하는 것은 ‘실수’가 아니라
(그가 최악의 태도라고 지적한) ‘우유부단함’이다.
길을 잃어도 이곳저곳 왔다 갔다 하지 않고
한자리에 머물러 있지도 않는다.
길 잃은 그가 해야 할 것은
우연히 선택한 길일지라도, 바꾸지 말고 곧장 가는 일이다.
중요한 것은
항상 옳은 선택을 하려는 노력이 아니다.
선택을 했으면 그 선택이 옳아질 때까지 책임지는 태도다.
맞는 길인지 묻느라 숲에서 맴돌지 마라.
선택한 길이 길이 되도록 걸어가라.
흥미로운 길 탐색이다.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은
더 나은 선택일까.
아니면
이미 선택한 길 앞에서
흔들리지 않고 그 선택을 견디는 힘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