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님 사진 너무 이뻐요'라는 말을 들을 때
창작욕을 가진 사람이 할 수 있는 영역 중에 사진만큼 진입 장벽이 낮은 게 있나 싶다.
누구나 손에 전화기를 들고 있고 언제든 꺼내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그리고 타고난 감성(?)으로 사진을 찍고 인스타에 올려서 좋아요가 찍히는 걸 보게 되면
사진을 취미로 하는 걸 생각해 보고 카메라를 사는 마음이 생기는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사진이 취미가 되고 주변에서 사진 잘 찍는다고 추켜세우고 모델 촬영을 하게 되고
모델이 '어머 사진 이뻐요 작가님~' 이런 얘기 들을 때쯤 되면,
뭔가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그래서 사진을 기울여 찍기도 해 보고, 노출 언더로 까맣게 찍기도 해 보고, 과노출로 하얗게 날려 보기도,
피사체에 포커스를 안 맞춘 뿌연 사진을 찍기도 한다.
그리고 인스타에 업데이트하며 글을 하나 남기곤 한다. '이건 의도한 거예요.' 라며 더해서 '감성 사진'이라는
흔하지만 실체가 없는 말로 '-척'을 하곤 한다.
이렇게 당신이 공부하지 않은 포토그래퍼라는 걸 분명하게 드러냈다.
지금 얘기하는 공부는 교육 기관을 가거나 전공 공부가 아니라
스스로 찾아서 기본적인 자신의 사진의 대한 정의와 개념을 생각해 보는 과정을 얘기하는 것이다.
이 과정 없이 남들에게 보여주는 사진에 글 몇 줄을 적어서 '-척'을 하면 오히려 자신의 부족함이 적나라하게 보일 뿐이다.
프레임을 기울이고, 적정노출을 안 맞추고, 그건 기술이지 의도가 아니다.
촬영 전에 어떤 인상이나 이야기를 보이게 할지를 미리 생각을 하고 찍는걸 의도라고 할 수 있다.
방콕에서 촬영한 스트리트 웨딩 사진인데 기울여서 찍었다. 사실 나는 기울인 사진을 거의 안찍는다.
그런데 이때는 신부가 차도 앞 구조물 위에 올라가서 환하게 웃고 있는데 신랑은 혹시나 하는 걱정에 신부에게 손을 뻗고 있었다. 그렇게 여행의 흥분과 웨딩 스냅 촬영으로 즐거운 신부, 반면에 그런 신부를 걱정하는 신랑을 약간은 불안정한 구성으로 보여주면서 둘의 사랑과 즐거움을 보이고자 했다.
차이나 타운 카페에서 찍은 사진인데 과노출로 찍었다. 이렇게 배경에 강한 빛이 있고 모델은 그늘에 있을 때
적정 노출로 촬영하려면 라이팅을 쓰던지 아니면 내가 오른쪽으로 움직여서 모델에게 순광이 들어가게 하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디렉팅 하기 전에 모델들이 밝게 웃는 걸 보고 환한 웃음을 극대화시키기 위해서 과노출로 촬영했다.
태국 ABAC 대학교 웨딩 촬영인데 신랑 신부의 얼굴의 노출을 언더로 촬영했다.
이경우에는 배경 건물의 따뜻한 조명과 저녁의 차가운 푸르스름함을 같이 촬영하면서
찬 배경 안에 따뜻한 빛 아래에 신랑 신부를 세우면서 둘의 미래에 빛이 비치는 느낌으로 라이팅을 피사체의 뒤로 둬서 그들의 앞길에 빛이 비치게 찍었다.
사진을 찍다 보면 구도와 노출은 상황에 맞춰 여러 답이 있다. 찍는 사람의 의도가 표현된다면 과노출이든 노출 부족이든 기울어진 프레임에 맞게 촬영자가 적정한 구도와 노출의 답을 찾으면 된다.
포토그래퍼의 의도가 있고 그 의도가 표현된 건지가 중요하다. 작은 기교를 쓰면서 '-척'을 하는 건 자신의 무지함을 스스로 보여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