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해 버릇해야 늘지
세상에 너무나 많은 소리들이 있어, 사람도 물건도,
살아있는 것도 죽은 것도 저마다 고래고래 목청을 뽑고 있는데
내 아주 가까운 주변은 죽은 듯 조용하다.
오랜만에 들어와 예전에 썼던 글을 읽어 본다.
어떤 부분에 대해선 여전히 그렇게 생각하고, 어떤 부분에선 생각이 바뀌었다.
조금 둥글어진 것도 같고, 더 뾰족해진 것도 같다.
타협하게 된 부분도 있고, 더 단호해진 부분도 있다.
융통성이 생긴 것 같으면서도, 더 없어진 것도 같다.
페이스북에서 옛날 사진첩을 둘러봤다.
대략 지난 10년 간의 사진들.
사진 찍을 때 내가 습관적으로 짓는 표정이 있다고 몇몇 지인들이 내게 말해준 적이 있었는데
그게 이제야 보인다.
내가 어필하고 싶던 내 모습과 남이 보는 내 매력이 달랐다.
남이 내게 말해줬던 내 매력도 이제 보인다.
육체를 떠난 영혼이 공중에서 자기 몸을 내려다보듯
어느 시절의 내 모습이 타인의 눈으로 보인다는 것은 이제 내가 더 이상 그 시절 속에 있지 않다는 뜻일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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