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초년생으로 살아가기_9
일을 시작한 지 3년 차, 총 7개의 자격증을 땄다. 1년에 2개의 자격증을 딴 셈이다. 합격을 위해 학창 시절 때처럼 개념 정리용 필기 노트를 만들기도 했었고, 인터넷 강의를 듣기도 했었다. 딱 커트라인 점수로 운 좋게 합격한 자격증도 있었고, 난이도가 쉽다는 이야기에 전날쯤 대강 공부해 기억에 하나도 남아 있지 않은 자격증도 있다. 사실 개수만 많을 뿐 뜯어보면 그리 대단한 자격증들은 아니다. 업무 관련 자격증들을 하나도 취득하지 않고 입사했기 때문에 어찌 보면 뒤늦게 업무 관련 자격을 갖춘 셈이다.
자격증 공부를 위해 책상 앞에 앉는 것부터가 결코 쉽지 않았다. 퇴근 후 소중한 휴식 시간과 황금 같은 주말을 오롯이 반납해야 했다. 시간은 늘 부족했고, 시험 전날에는 마지막 벼락치기를 위해 늦은 새벽까지 공부하다가 잠깐 눈을 붙이기 일쑤였다.
그런데 최근에는 소위 말하는 ‘자격증 중독’의 증상들이 나타나고 있다. 올해 4월 초 여섯 번째 자격증을 취득한 이후 약 한 달 반 정도 자격증 공부 공백기가 있었는데 슬슬 좀이 쑤시는 것이 아닌가. ‘안 해서 그렇지, 하면 된다.’는 강한 자신감과 의지 덕분인 것 같다. 짧은 시간에 합격하는 공부법을 찾는 것도 재밌고, 개념을 정리하고 문제를 푸는 것도 재밌다. 감사하게도 ‘시험에 대한 감’이 살아 있어 힘닿는 데까지 공부하고 싶다.
이런저런 방법을 통해 터득한 나만의 시험 노하우를 정리해봤다.
1. 공부의 우선순위: 출제 비중이 높은 것, 헷갈리는 것 먼저 공부하기
학창 시절 교과서를 보라. 수학에서는 ‘1단원 집합’, 역사에서는 ‘1단원 선사시대’ 부분만 새까맣지 않은가. 새로운 마음으로 앞부분만 열심히 공부하고 잠시 쉬다가 다시 앞부분부터 공부하고 했던 경험을 역으로 살려보자. 자격증 홈페이지나 문제집 등을 보면 출제 비중이 나와 있다. 출제 비중이 높은 부분부터 공부하면 잠시 쉬었다 책을 펼 때 다시 복습할 수 있는 기회도 생긴다. 어느 정도 진도가 나가다 보면 헷갈리는 부분이 나온다. 헷갈리는 부분은 반드시 시험에 나온다. 그때그때 따로 메모지에다가 개념을 정리해두자.
2. 기초 공사를 튼튼히: 개념 정리>문제 풀이
자격증 시험공부를 하면서 “문제를 많이 풀어봐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하지만 다짜고짜 문제집을 풀어보려고 책을 펴보면 온통 모르는 문제밖에 없다. 문제부터 푸는 방법은 그럴듯한 보기를 찍는 연습일 뿐이다. 개념을 튼튼하게 쌓는 데 많은 공을 들여라. 문제는 복습한다는 생각으로 풀어라. 공부할 시간이 촉박할 때는 문제집 푸는 걸 과감히 접고 개념 정리에 충실하기를 권한다.
3. 때론 과감하게: 이해 안 되는 내용은 버리기
시험을 준비하고자 마음을 먹었을 때 가장 먼저 보는 것이 합격 기준이다. 몇 점 이상 합격인지, 과목별 과락은 있는지를 본다. 내가 준비했던 시험들은 대개 과목별 과락 기준은 40점 이상, 과목별 평균은 60점 이상이었다. 쉽게 생각해 반타작 이상만 하면 합격한다. 이해가 안 되는 내용, 도저히 암기가 되지 않는 내용은 과감히 버려라. 챙길 수 있는 부분만 챙겨서 합격만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