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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iya Sep 15. 2019

더욱더 궁금한 나라! 8월의 싱가포르(2)

사진과 여행_7

… 실크에어 후기, 싱가포르의 입국 심사 …


  8월 10일 토요일 오전 8시 30분 부산에서 싱가포르로 향하는 싱가포르 국적기 실크에어를 이용했다. 부산~싱가포르 직항이 생긴 건 올해부터다. 과거 아시아나항공, 에어부산 등이 부정기편을 운영한 적은 있지만 정기 운항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그러나 올해 5월 2일 실크에어를 시작으로 7월 4일 제주항공이 정기편 운항을 시작했다.


  여행 전날이야 다 그렇지만 이날은 유독 밤잠을 설쳤다. 처음으로 차를 몰고 공항에 가야 했기 때문이다. 여행사 미팅, 수속, 라운지 이용을 위해서는 늦어도 아침 6시에는 공항에 도착해야 했다. 늘 그렇듯 공항 리무진 버스를 이용하고 싶었지만 첫 차의 출발 시간이 5시 55분이어서 이용이 불가능했던 것이다. 초행길이라 얼마나 긴장을 했던지 운전 중에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로 눈이 뻑뻑해지고 눈물도 자꾸 나 혼났다. 주차를 하고 시동을 끄니 비로소 마음이 놓였고, 일찍 서두른 덕분에 와이파이 도시락 수령과 여행사 미팅까지 제시간에 무사히 끝낼 수 있었다. 참고로 공항 주차장은 일반적으로 근처 사설 주차장보다 요금이 비싸다고 알려져 있는데 나의 경우 하이브리드 차여서 저공해 자동차 50% 할인 적용을 받게 돼 오히려 공항 주차장이 더 저렴했다. 미리 공항 홈페이지에서 예상 주차 요금을 조회한 덕분에 마음 편히 공항에 주차를 했다.


맛있게 먹어보려고 했는데...


  이날 처음으로 이용했던 실크에어에 대한 점수는 5점 만점에 3점이다. 먼저 실크에어의 단점은 맛없는 기내식, 지나치게 좁은 이코노미 클래스 간격이다. 우선 기내식은 전혀 맛있어 보이지 않았고 겨우 맛만 본 정도에 그쳤다. 다행히 비행기를 타기 전 든든히 배를 채운 덕분에 비행 중 배가 고프거나 하지는 않았다. 다음으로 이코노미 클래스야 어느 정도 좁고 불편한 걸 감수해야 하지만 그럼에도 실크에어의 좌석 간 줄 간격은 유독 좁았다.


  이런 치명적인(?) 단점들을 상쇄할 수 있는 첫 번째 장점은 직항이라는 점, 두 번째 장점은 출·도착 시간이다. 싱가포르 현지에는 오후 2~3시에 도착하므로 해지기 전 짧은 여행을 즐길 수 있고, 부산으로 향하는 비행기는 밤 11시 15분에 출발하므로 마지막 날 늦은 저녁까지 여행할 수 있다. 반면 제주항공은 싱가포르에서 부산으로 가는 출발 시각은 실크에어와 비슷하나 부산에서 싱가포르로 향하는 비행기는 자정쯤 도착한다. 개인적으로 피곤한 밤 시간에 낯선 땅에 도착하는 걸 극히 선호하지 않기에 향후 정기편 시간표가 조정되지 않는 이상 부산에서 싱가포르로 갈 때는 계속 실크에어를 이용할 것 같다. (일시적인 이벤트인지 모르겠지만 짐을 맡기려고 발권 줄을 기다리고 있는데 실크에어 측에서 4~5개 정도 되는 마카롱을 나눠주었다. 덕분에 싱가포르 출발 전 기분 좋은 이미지가 생겼다.)


  현지 시간으로 2시 15분쯤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도착했다. 하지만 공항을 떠난 시간은 오후 4시였다. 그렇다. 금방 끝날 거 같았던 입국 심사에 한 시간이 걸렸다. 마침 비행기에서 싱가포르로 이민을 간 분과 나란히 앉게 돼 여행지도 추천받고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었더랬다. 공항 도착 후 서로의 행운을 비는 헤어짐의 인사를 나눈 뒤 입국장의 왼쪽 편 내국인용, 그러니까 싱가포르인 출구로 곧장 입국장을 빠져나갔던 그분의 뒷모습이 자꾸 떠올랐다. 새삼 ‘아, 이곳은 외국이구나! 나는 여기서 외국인이구나!’라는 게 실감 났다.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한국의 입국 심사도 이렇게 길고 긴지는 모르겠지만 한 시간 가량 앞사람 등만 보고 빽빽한 군중 속에 서 있으니 저 멀리 보이는 입국 심사 직원들이 한껏 느긋해 보이고 얄미워 보였다.


저 멀리 흐릿하게 타이거 맥주가 보인다. 술을 즐기지 않아 살까 말까 고민했었는데 반신욕을 하며, 야경을 보며 곁들인 맥주의 맛은 꿀맛이었다. 탄산이 적어 목 넘김도 부드러웠다.


  입국 심사를 끝내고 나오니 나의 짐은 벨트에서 내려져 한 편에 가지런히 세워져 있었다. 공항에서 사는 맥주가 저렴하다고 해서 기분도 낼 겸 타이거 맥주 세 캔도 사고, 수하물 검사까지 마쳤다. 비로소 공항에서의 모든 절차를 마치고 자유의 몸이 된 것이다. 나는 곧장 호텔로 가서 체크인을 하고 짐을 풀기로 했다. 호텔로 가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바깥 구경도 할 겸 호텔과 공항을 잇는 버스(Ground Transport Concierge)를 이용하기로 했다. 표를 구매하고, 해당 버스 탑승객임을 알려주는 파란색 스티커를 받아 옷에 붙였다. 파란색 스티커를 붙이고 기다리고 있는 다른 일행들이 보이자 ‘나 잘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10여분 쯤 기다렸을까. 버스 기사님이 직접 내려 승객들을 버스로 안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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