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7월에 방문했던 북이탈리아의 친쿼테레 (Cinque terre)
해안선을 따라 이어지는 좁은 산길을 걸어 코르닐리아로 향하던 길에 담은 베르나차(Vernazza) 마을 풍경.
여행에서마다 부지런히 움직이며 담고 기록하기에 조급한 편이라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나 돌아보면 늘 아쉬움이 남는다. 조금 더 부지런하고 또렷한 기록을 남겼었더라면, 이라는.
일상으로 돌아와 삶에 발을 딛고 살아갈 때엔 지난 여행의 기록을 추려낼 필요가 없을 만큼만 담아내고 기록하는 습관을 갖자 마음먹으면서도 새로운 여행을 준비해 가는 과정에선 늘 다른 마음이 채근해댄다.
친쿼테레에 속한 다섯 개의 마을 중, 가장 작은 마을 '코르닐리아'. 기차를 타고 도착한 항구마을 '베르나차'에서 시장길을 지나 바다에 닿고 물총 놀이를 하던 마을 아이들을 멍하니 바라보다 물총 세례를 받았었다. 카메라가 젖을까 당혹스러워 멈추어 달라 외쳤었는데 서둘러 도망치고 보니 이방인에게 장난을 걸어온 어촌 아이들의 동심에 너무 재미없게 반응을 한 것은 아니었는지 미안함이 남았다.
베르나차를 잠시 둘러보고 마을 끝 가장 높은 언덕으로 올라가 고불고불 이어지는 작은 산길을 따라 한참을 걷고 또 걸었다. 그 뜨겁던 이탈리아의 여름 태양 속을 두 시간이 넘게 트레킹을 하고서야 도착했던 '코르닐리아' 산끝 마을.
동화 속의 마을처럼 참 예쁘더라. 바다 풍경을 따라 걷던 작은 산, 좁은 오솔길로의 산행이 몹시 귀한 경험임이 확실한데 그때 당시엔 피곤함과 짜증스러움이 뒤섞여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일 따윈 차마 계획조차 하지 말자 라는 생각, 한 여름의 이탈리아는 가급적 다시 오지 말자 라는 생각을 했던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