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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selle Riyoung Han Aug 21. 2019

남프랑스, Narbonne의 작은 마을 Bages.

삶 속의 낯선 에피소드를 만나는 시간, 여행.



드디어 열차가 Narbonne 역에 닿았다. 여행 발리스를 끌고 나르본 시내를 돌아다니기엔 무리가 있어서 광장 중심에 있는 노천카페에서 피자를 먹고 맥주를 마셨다. 여유 있게 시간을 보낸 듯해도 3시간 정도를 기다려야 목적지인 Bages 마을로 들어갈 수 있다. 그곳으로 들어가는 버스는 아침 8시 30분과 오후 4시, 하루에 2대만 운행이 되는데, 그 또한 인터넷이나 전화로 예약 신청 인원을 파악해서 유동적으로 운행이 되니까. 



 



버스를 기다리며 조금 지루한 시간을 보내었는데 뜨거운 날, 여행 가방들을 멍하니 바라보며 "왜, 여행을 하는가" 생각을 했다. 여행을 하는 순간은 대체로 힘들고 피곤하며, 본능적인 욕구들을 미루거나 기다려야만 하는 순간이 많아 늘 불편하다. 그럼에도 일 년에 세 번, 주기적으로 일상을 떠나 낯선 곳에서 살고 오는 인생의 리듬만큼은 잃고 싶지가 않다. 







버스 정류장에서 15분 정도를 기다리니, 택시 한 대가 나타나 Bages로 가는 사람들이냐 물었다. 예약 손님이 우리 둘 뿐이라 버스 운행은 취소되고 택시가 나왔다는데 예상치 못했던 에피소드라 재미있었다. 예약자들이 적으면 버스비를 내고 도착지까지 데려다주는 Bages의 버스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게.  

택시비 비싼 프랑스에서 택시로 20여분 정도의 거리에 두 사람 탑승비, 2유로 40썽팀. 발리스를 넣어주고 꺼내 주는 서비스까지 포함이 된다는 것을 어찌 상상할수 있었을까. 






정류장에 내리니 나이 지긋하신 Airbnb 주인 부부가 나와계셨는데 언덕길을 올라가는 숙소까지 말동무들이 되어 주시는 건 덤이었고 내가 끌어야 할 발리스까지 주인아저씨께서 옮겨 주셨다. 사이트에 올려진 사진들로도 독특하고 예쁜 공간일 듯 보였던 Bages의 숙소는 예상했던 것보다 흥미로운 공간이었다. 






1층에는 와인을 저장해 두는 넓은 cave와 화장실, 외출을 하고 돌아와 간단히 손을 닦을 수 있는 세면대가 있었고 쟈켓을 걸어둘 수 있는 벽장과 화장실이 있었다. 교통수단으로 자전거를 대여했다고 했더니  cave에 넣어두면 된다고 하셨다. 







2층에는 식탁이 있는 주방과 TV를 보며 드러누울 수 있을 카나페가 있는 거실이 있었는데, 기다란 창문을 양쪽으로 열면 한 사람이 서있을 수 있는 크기의 작은 발코니에서 골목길과 사이사이의 마을 집들이 있는 풍경을 볼 수가 있었다.  그리고 3층은 샤워실과 화장실이 있었고 여기에도 기다란 창문이 있어 같은 골목길의 풍경을 한층 높은 위치에서 내려다볼 수 있었다. 



 




재미있게도 이 집에는 4층 다락방까지 있었다. 손바닥보다 조금 넓은 이 다락방에는 밤하늘의 풍경과 저수지 마을 건너편 풍경을 아득하게 바라볼 수 있었고, 와인을 마시며  밤하늘을 보다 잠들면 좋겠다 싶었던 이 공간에서 우린, 새벽 일찍 일어나 창문을 열고 앉아 커피를 마시면서 동이 터오는 시간을 맞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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