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과 다 같이 점심 먹고 커피 한 잔씩 하자는 아빠.
밤에 잠을 못 자 안 먹겠다는 내가 마음 쓰이셨던 걸까.
잠시 후..
아빠의 투박한 손에는 전혀 예상치도 못한 예쁨이 들려있었다.
노오란 꽃 다섯 송이가 피어나고 있는 투명한 컵 한 잔.
그리고, 무심하게 툭 던지는 한마디.
"니 엄마는 세 송이만 주는데, 특별히 딸내미라서 다섯 송이 주는거여~"
생전 살가운 말 한마디 안 하시던 분인데
몇 번이나 쑥스럽게 말씀하시는 그 모습에..
어렸을 적 딸을 바라보는 듯한 눈빛을 읽어버린..
그런 나이 든 딸내미는
고맙다는 말 한마디 하지 못한 채
괜히 식탁만 바라보며 입술만 씰룩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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