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조용한 새벽.
어김없이 다섯 시에 일어나 출근준비를 하던 중,
화장대 옆에 놓인 카드 한 장이 눈에 들어온다.
‘엄마, 아빠랑 결혼해서 저를 낳아주시고, 키워주셔서 감사해요.
사랑해요, 소중해요, 고마워요.’
아마, 작년 봄, 결혼기념일에 아이가 써준 카드인 것 같다.
마음 참 예쁘다- 속으로 생각하며 시선을 옮기는데..
이번에는 아이 돌잔치 때 찍었던 사진이 눈에 보인다.
작디작은 아가가 내 품에 안겨있다.
순간 눈시울이 붉어졌다.
언제 이렇게 컸을 까. 요만할 때가 엊그제 같은데..
난 꿈을 꾸고 있는 걸까.
그렇게 머리를 말리고 옷을 입고 가방을 들어 문을 나서는데
똑똑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아이다. 엄마 회사 갈 때 인사하겠다며 일어난 아이.
아이를 꼬옥 안았다.
어쩌면 아이가 나를 안아준 건지도 모르겠다.
아직 잠이 묻은 목소리, 따스한 온기, 보드라운 살갗이 그대로 전해진다.
아이에게 사랑한다고 말한다. 고맙다고 말한다.
아이는 엄마의 품을 파고들며 사랑한다고 웅얼거린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 사랑이 짙어진다.
갓난아기일 때, 어린이일 때, 그리고 앞으로 더 컸을 때에도..
그 사랑의 모양이 조금씩 달라질 뿐, 깊이는 더해질 것만 같다.
매일이 놀랍고, 신기하고, 새롭다.
아이를 키우며 만나는 다양한 사랑의 감정들이.
엄마가 되어 가는 모든 순간들이 벅차고 감사하다.
*사진출처 -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