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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유 Jul 29. 2023

읽고 쓰는 삶에 대한 짧은 생각


글을 왜 쓰기 시작했나.


8개월 전 당시, 마흔살을 꽉 채워서 였을까. 왜 사는 지, 이렇게 사는 게 맞는 지, 행복이 무엇인지에 대해 깨어있는 내내 끊임없이 질문했었다. 행복과 삶에 대한 철학 책까지 옆구리에 끼고 읽어댔다. 결국 까만 건 글자고 흰 건 종이요, 라는 말을 절실히 경험하며, 아직 책읽기 경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꺠우치기도 했다.

그러다 우연히 브런치를 만났고 글을 쓰게 되었다. 나와 남의 행동과 생각들을 깊이 들여다 볼 수 있었고 그 속에 작은 행복들이 있었음을 깨닫기도 했다.

 

그렇다. 내가 글을 쓰기 시작한 이유는, 나를 알기 위해, 그 속에 있는 상처를 치유하고 싶어서, 더 맑은 눈과 마음을 갖고 싶어서였다.




테트리스 조각처럼 짜여져 있는 회사일과 육아 속에서도 꾸역꾸역 60편 이상 발행한 요즘.

브런치의 '글쓰기' 버튼을 저 멀리서 곁눈질로만 바라보기만 해왔다. 도저히 손이 가지 않았다. 간신히 '제목을 입력하세요' 가 적혀 있는 흰 화면을 마주하면 무언가 담담하고 막막한 느낌마저 들었다. 1일 1브런치를 하면서도 문장을 지어내는 능력이 퇴행하고 있음을 느꼈다. 그래도 6개월 동안 책과 글을 이전보다 두세배는 더 가까이 해왔는데 도대체 왜 이러는 것일까.


하는 김에 더 잘쓰고 싶고 그만큼 가치 있는 영향력을 주고 싶었다. 구독과 좋아요를 눌러주시고 댓글까지 남겨주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는 글, 정말 '읽을 만한 글'을 발행하고 싶었다. 하지만 적혀 있는 문장과 단어들을 보면 너무 보잘것 없어서 내놓기 부끄럽기까지 했다.

어쩌면 작가라는 타이틀을 달고 몇 번 '픽'을 받으며, 나의 글쓰기 수준을 객관적으로 인지하지 못한 건 아니었을까. 이게 내 진짜 내 실력인데, '나는 브런치 작가야, 다음에 몇 번 글이 올려졌었다고.' 라는 생각에 휩싸여 객관적으로 바라보지 못했던 건 아니었을까.


가치를 줄 수 있는 글을 쓰기 위해서는 일단 글쓰기 실력이 높아져야 하며, 사유의 깊이와 넓이가 확장되어야 한다. 그럴려면 일단 주저하지 않고 매일 무엇이라도 생각하고 적어야 한다. 길거나 혹은 단순하고, 다소 부족한 문장이더라도 글을 써 나가야 한다. 그러다 보면 어제 보다 더 잘쓰는 오늘을 매일 만나게 될 것이며, 언젠가 여러 사람에게 가치 있는 글을 드릴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지금 이렇게 생각하더라도, 기승전결이 명확하고 문장도 맛깔나게 쓰는 분들을 보면 더욱 위축 될 것이다. 나름 열심히 써낸 글을 읽어보다 발행버튼을 수백번 망설이게 될 것이 분명하다.


'너 자신을 알라.' 라는 말을 떠올려 본다.


나는 글쓰기 계의 완전 초짜다. 게다가 시간도 충분하지 않다. 그렇다고 치열하게 노력을 하는 것도 아니다. (이건 좀 많이 반성한다).


우선 머릿 속에서 글쓰기를 놓치지 말자. 자주 책을 열어보고 생각을 하자.

먼저, 나를 알아가는, 지혜로운 눈과 마음을 가질 수 있는 글, 스스로에게 가치 있는 글을 써 내려가 보자. 읽고 쓰는 삶과 일단 친해보자. 그래보자.






*사진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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