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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하영 Apr 02. 2022

누가 들어도 빠져드는 마력의 음악

라흐마니노프

악장이라는 것이 구분되는 형식은 [독주 소나타, 교향곡, 협주곡, 실내악] 이렇게 4 종류가 있다.

이 4개의 형식은 완성이 된 하나의 독립된 곡이 '악장'으로 구분 지어져 하나의 곡에 평균 3~4개씩 들어가 있다.

그 중에 하나의 악장은 “소나타형식”을 가진 곡이 하나가 무조건 들어가게 된다!

{소나타}는 ‘소나타 형식’을 포함하고 있는 기악 독주곡의 형태이다.

클래스를 참여하러 온 모든 사람들에게 난 이 형식에 대한 꼭 설명을 해주려고 한다.

가장 클래식 음악의 형태라고 생각을 하고 이 구조를 이해하면 어느 정도의 클래식 음악에 대한 설명도 되고 흐름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클래식 음악의 소나타 형식에 대한 기본 구조로 본인이 정리한 것이다.

2개의 주제 제시를 하고, 그 주제를 발전, 전개를 하는데 여기서 통일성을 가진 채 확장 전개를 해나가는 발전부가 등장한다. 절정을 이룬 후 다시 처음 주제를 재현하고 곡이 마무리되는 구조가 [소나타 형식]이라고 할 수 있다.


기악 소나타, 교향곡, 협주곡, 실내악은 모두 이러한 구조를 지닌 소나타 형식을 악장 중 하나로 쓰인다.

그 외에 나머지 악장은 느린 악장(Romance), 혹은 매우 빠른 악장(스케르초, 론도 등의 형식이 많이 쓰임)으로 쓰인다.


이 형식은 당연히 예외가 있다. 보통 첫 악장이 소나타 악장인 경우가 많지만 작곡가의 의도에 따라 악장 간의 순서가 바뀌기도, 혹은 Fantasy라고 하는 자유로운 형식으로 악장을 대체하기도 한다.


사실 이 형식이 클래식 음악의 "꽃"이라고 본인은 말한다. 그리고 어떤 이는 고전시대의 이 형식의 음악만이 "클래식 음악"이다!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다. ('낭만시대 음악은 클래식이 아니다'라고 생각하는 분들)

낭만시대에 들어서는 "자유로움"이 극대화되었기 때문에 기본 형식의 틀을 많이 벗어나 곡이 쓰였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기본 틀은 어느 정도 가지고 있다.


오늘은 이러한 악장을 가진 곡들 중 2악장을 이야기를 하고 싶다.

 2악장에는 사랑이 쓰였다.

일반인 클래식 클래스 수업에서 나온 이야기다.

악장 간의 설명을 하고 음악을 찬찬히 둘러본 후 어떤 분이 이러한 음악 감상평을 주셨다.

"1악장은 듬직한 첫째 같고, 3악장은 철부지 막내 같고, 2악장은 사랑스러운 둘째 딸 같아요"

오옷!! 이러한 생각을 하시다니!!

어느 정도 공감이 되는 감상평이었다.

보통 1악장은 주제가 등장하고 발전이 확실한 곡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악상도 템포도 다이내믹하고, 규모도 꽤 크다. 3악장은 스케르초 같은 빠른 악장으로 보통 이루어져 있는데 *스케르초는 '해학적으로'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보통 Presto라고 하는 매우 빠른 템포를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본인이 좋아하는 2악장은 '서정적으로'라는 뜻을 많이 품고 있고, 느린 악장이 대부분인데, 멜로디가 상당히 아름답고 사랑스럽다. 손 하나 조심히 대야할 것 같은 유리잔 같은 딸의 느낌을 떠올리다니!! 매우 즐거운 평이었다.^^


특히 피아노 협주곡 2악장을 좋아한다.

오케스트라가 서주를 풍성하게 뽐내고, 후에 피아노가 매우 아름답게 주인공처럼 등장을 한다.

 협주곡 Concerto는 위에도 설명이 되어 있지만, 기악 독주 악기와 오케스트라가 같이 연주되는 형식을 말한다. 클래식 음악 비기너에게는 소품과 협주곡을 가장 추천한다. 뚜렷한 독주 악기의 선도와 함께 풍성한 악기들의 사운드를 함께 감상할 수 있으니 꽤나 귀가 즐겁기 때문이다.

협주곡은 오케스트라와 기악 악기가 같이 협연을 하기 때문에 피아노 협주곡 Piano Concerto, 바이올린 협주곡 Violin Concerto, Cello Concerto 등 악기의 이름과 함께 기재되어 있다. 이렇게 쓰여 있으면 그 악기와 오케스트라의 협연이구나!라고 생각하면 된다!!

협주곡 프로그램에는 그래서 악기 연주자 이름, 오케스트라 이름, 지휘자 이름이 같이 등장한다. 안 그래도 제목도 긴데, 어려운 이름까지 많아서 참 힘들다 ^^;;


오늘 소개하고 싶은 라흐마니노프의 협주곡 2악장이다.

라흐마니노프의 협주곡은 한국인이 사랑하는 클래식 음악 3위 안에 항상 든다. 수업 오시는 분들 중에도 보통 라흐마니노프와 쇼팽으로 클래식 음악에 입문하시는 분들이 많다.

이건 개인적 자료 수집에 의한 결과인데, ヘ( ̄▽ ̄*)ノ 일상의 루틴이 매우 일정하신 분들이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2번 1악장을 정말 좋아하신다. 공무원, 일반 회사원 등. 그래서 혼자 생각하기를 라흐마니노프의 격정적임으로 약간의 일상 해소를 하시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


라흐마니노프는 피아노 협주곡 2번 이전에는 연주자의 명성으로서는 뛰어났지만, 작곡가로서의 명성이 확실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20세기 작곡가이지만 상당히 상당히 고전적인 클래식함이 담겨있고, 낭만적인 음악의 색으로 인해 러시아 안에서도 크게 이목을 끌지는 못했었다. 그렇지만 미국이나 다른 서구 지역에서 협주곡 2번이 인기를 끌며, 라흐마니노프는 작곡가로서의 명성까지 잡을 수 있었다고 한다.

 피아노 협주곡 2번 1악장이 워낙 유명하고 좋지만 2악장도 들어봤는가? 짧은 오케스트라의 등장 이후 바로 서정적인 피아노 선율이 등장한다. 쇼팽도 1번, 2번 피아노 콘체르토의 2악장을 둘 다 첫사랑을 그리며 썼다고 한다. 1번 2악장은 Romance이다. 그리그의 피아노 협주곡 2악장 또한 매우 아름다운 정서가 느껴진다. 베토벤의 황제 콘체르토 2악장도 꽤나 아름답다. 다 좋아하는 2악장이다.



 라흐마니노프는 매우 낭만적이다.

  20세기 작곡가들은 형식을 많이 탈피하고, 다양한 파격적인 시도를 많이 했을 시기이다. 당시의 유행에서 오히려 이색적인 작곡가였다고 하니 참 아이러니하다. 시대적 흐름과 배경은 이래서 중요한 것 같다. 라흐마니노프 곡만 들었을 경우에는 낭만주의 작곡가 같다.


C Minor곡을 좋아한다. 밝음 아래에 차분함.

매우 짧은 4마디의 오케스트라 서주에 이어, 피아노가 등장하고, 플루트가 나온다. 재밌는 건 도입부에 피아노가 반주부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박으로 떨어지지 않는 피아노의 아르페지오 긴 노트로 표현되는 멜로디 라인이 박자 감각을 무디게 해 준다. 바로 나오는 클라리넷 소리가 매우 구슬프다. 그 위에 단조로운 피아노의 선율이 덤덤하게 내뱉어진다. 멜로디가 피아노에서 클라리넷으로, 현으로, 플루트로 왔다 갔다 하며 울리는데, 협주곡과 오케스트라의 매력은 그것이다. 각 악기의 다른 색으로 내뱉은 같은 멜로디를 다르게 들을 수 있는 것. 악기마다 가지고 있는 고유의 색깔이 있다.

같은 이야기를 다르게 해석해서 들으면 계속해서 새롭고 매력적이다.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2악장 시작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2악장 플루트 등장
플루트와 피아노 선율
바이올린 반음 하행
피아노 화성 전개 변화에 이은 아름다운 선율
격정적 클라이맥스로 가는 길
피아노의 짧은 카덴차에 이은 재현부 가는 순간
피아노의 풍부한 화성으로 마지막 장식



곡 중 좋아하는 도입부로 짤막하게 나눠봤다.

이 부분들은 본인이 좋아하는 포인트를 집은 것이다.

각 곡마다 자신이 좋아하는 부분들이 분명 있을 것이다. 모든 음악의 모든 순간이 다 귀에 쏙 들리거나 집중 있게 들리기는 어렵다. 하지만 어떠한 곡들은 감상하는 순간 더 몰입되고 빠져들고, 이입이 되는 곡들이 있다.

라흐마니노프가 그러한 전개를 잘 끌어주는 것 같다. 이 피아노 협주곡 2번의 2악장은 어느 순간 고개 돌릴 틈 없이 곡에 빠져들고, 끝까지 감상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 다양한 요소로, 악기의 전개로 그 안에서 놓아주지 않는 느낌이다.


길이가 긴 곡들은 꼭 자신만의 포인트 지점을 찾길 바란다. 어느 순간 다른 곳에 시선이 돌려졌을 즈음, 내가 좋아하는 구간이 나오면 다시금 곡에 돌아올 수 있는 그런 지점.


https://youtu.be/HfPE3cgYyco


다시 한번 Zimerman과 Seiji Ozawa의 연주 풀 영상으로 들어보자 :)


매거진의 이전글 듣고 또 듣다보면 결국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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