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츠 리스트 Franz Liszt (1811-1886)
#헝가리 작곡가 #낭만주의 작곡가
#비루투오소 Virutuos : 기교가 뛰어난 피아니스트
#성직자 #편곡의 귀재
#Recitle #교향시 창시자
대학교 다니던 시절에는 리스트가 너무너무너무너무 싫었다. (´ヘ`()
학부시절에는 고전주의 양식에 아주아주 길들여져 있었더란다. 형식과 균형미가 있는 음악을 주로 손에 잡던 어린 시절에는 슈만과 쇼팽은 그래도 어느 정도 고전미가 있는 낭만 음악이라 다가가기 낯설진 않았지만 새로운 기교와 음악적 형식미를 추구하던 리스트나 드뷔시 음악은 나에게는 너무 생소하고 어려운 것이었다. 그리고 손이 작아 손이 큰 게 유리한 음악은 힘들어했다. (라흐마니노프는 꿈도 못 꾸는 손 작은 사람)
리스트의 음악은 정말 화려했다. 쇼팽이 깊이감이 없다고 그렇게 구박을 했다고 하는데,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 부분이 있다. 그렇지만 리스트 음악이 음악성이 없는 것은 절대 아니다. 클래식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작곡가를 분류하고 음악을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다 보면 제일 필요한 게 비교군이다. 그 시기의 누구와 비교해 봤을 때, 혹은 앞 뒤 활동하던 작곡가의 음악에 대한 비교군을 가지지 않으면 이야기하기 꽤 어려운 부분들이 있다. 비교적 음악의 깊이감이 '달랐다'는 말이다.
작곡가들마다 음악의 색과 성격은 두드러지게 다르다.
모차르트는 그의 순수한 성격만큼이나 음악이 매우 순수하고 깨끗한 느낌이 든다. 거리낌이 없고 단호하다. 베토벤은 그의 완벽주의 성향이 아주 그대로 묻어나 어느 곳 하나 놓치고 갈 부분도, 아쉬운 부분도 없다. 쇼팽은 그의 자신감만큼이나 음악은 매우 자유롭고 당당하다. 신중한 성격의 브람스는 아주 진중하고 무겁고 짙은 향기가 나는 느낌이다. 슈만의 음악은 아주 숨 막힐 정도로 섬세하고 예민하고, 드뷔시의 음악은 현대에 누가 들어도 당시의 프랑스 문학과 미술의 분위기가 흘러나온다고 느껴진다. (이 예시들은 매우 단편적인 이야기이다)
리스트에 대한 편견
인도 처음에 그저 흘려들었던 이야기들의 대부분인 '잘난 체 한다, 화려하다, 기교만 가득하다'라고 편견 가득한 이야기들로 접해 그런 선입견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리스트의 배경을 들여다보니, 그저 파가니니에게 영감을 받았고, 기교가 누구보다 뛰어났기 때문에 자신이 받은 그의 영감대로 음악을 만들고 연주할 수 있었고, 누가 자신을 구박하더라고 그것들을 의연하게 넘길 줄 아는 넓은 아량이 있기 때문에 크게 연연하지 않았을 그의 성격대로 음악을 깊이보다는 아름다운 선율을 잘 써내려 갈 수 있었다고 본인은 받아들이게 되었다. 과거 음악가들을 존경해서 조금이라도 많은 연주가 되게 하기 위해 베토벤 교향곡을 피아노로 편곡을 했으며, 누구보다 후학의 양성에 신경을 썼고, 베풀 줄 아는 사내였다.
그리고 숨겨져 있는 아름다운 곡들이 꽤나 많지만 워낙 기교가 뛰어나 연주장에 적합한 곡들을 잘 썼기 때문에 연주자들이 그의 기교 넘치는 곡들로 선택을 하여 다른 숨은 곡들이 세상에 크게 빛을 발하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정말 정말 유명한 "사랑의 꿈 Liebestraum"이라는 곡이 사실 리스트의 것이라는 것.
이 이야기를 하면 클래스에 오신 분들은 정말 큰 리액션을 보이며 놀란다. 노래는 너무 유명한데 "리스트"라는 작곡가 이름조차도 모르는 분들이 거의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사랑의 꿈은 사연도 절절하다. 이루어지지 못한 "비트겐슈타인 백작부인"의 마음을 얻기 위해 가곡으로 써 헌정했던 음악으로, 이 음악을 받고 비트겐슈타인의 마음을 크게 움직였다는 아름다운 곡이다.
독일의 시인 루트비히 울란트(Ludwig Uhland) 시에 곡을 붙인 가곡으로 '고귀한 시랑 Hohe Liebe S.307’ ‘행복한 죽음 Seliger Tod S.308’ ‘사랑할 수 있는 한 사랑하라 O lieb, so lang du lieben kannst S.298’의 3개의 가곡이 있다. 이 가곡은 후에 리스트가 직접 피아노 곡인 [세 개의 녹턴] 편곡했으며, 이 중 3번이 그 유명한 "사랑의 꿈"이다.
리스트는 현대판 박재범?
리스트를 이야기하는 수다회 시간, 게스트 한 분이 본인의 리스트 설명을 듣고 현대판 박재범 같다는 이야기를 해주셨다. 듣는 순간 눈은 휘둥그레 당황했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정말 비슷한 부분들이 있는 것 같았다. 본인도 박재범을 꽤나 좋아한다. 그의 인성이며, 실력이며. 외모며... ღ˘◡˘ற♡.。oO
본인의 실력도 뛰어나 충분히 자신의 연주로, 콘서트로 돈을 벌 수 있었고, 외모도 출중하였고, 재능이 있지만 여건이 좋지 않은 음악가를 보면 무료로 레슨도 해주고, 사람들에게 소개도 시켜주거나 데뷔도 시켜주고(이 중에 쇼팽과 그리그 등 상당수가 있다), 모국인 헝가리에 헝가리 국립음대 설립에 일조하고 후학 양성에 힘을 써 상당한 제자들도 많이 배출해냈다.(건너 건너 아르헤리치나 클라우디오 아라우 등이 있다) 누가 자신을 비난해도 잘 순응하고 받아들이면서 끝까지 자신의 음악을 했던 리스트는 내가 클래식 음악 작곡가들 중에 손에 꼽는 인성 훌륭한 작곡가이다. 이러한 그의 말년에 수도승의 길을 택한 리스트는 사실 놀랄 일이 아니다.
그런 그를 알아가며 그의 음악조차도 매우 새롭게 들리기 시작했다.
당시의 리스트는 아이돌급 인기를 가진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였다고 한다. 어느 정도의 인기였냐면, 전 세계적으로 그의 연주는 끊이지 않았고, 연주만으로 매우 충분한 수익을 얻었으며, 그의 마차를 귀족부인들이 자신들의 마차를 타고 쫓아갈 정도로 인기였다고 한다. 그야말로 사생팬의 느낌인 것 같다.
외모도 외모지만 그의 쇼맨쉽과 자신감, 연주 실력이 어마어마했다. Recitle이라는 개념을 처음 만들어낸 장본인이다. 혼자서 모든 연주 프로그램을 감당하는 독주회라는 개념, 악보를 외워서 연주하는 암보, 차분하게 건반에 손가락을 두고 치던 스타일이 아닌 손이 건반 위로 훌쩍 넘어 연주되는 쇼맨쉽까지 그는 그만의 독보적인 연주 행태를 보여주었다. 어떤 곡이던 처음 그의 눈에 들어와도 단 한 번에 연주되는 초견까지 갖추었으니 현대에 그 정도의 기량을 가진 피아니스트가 누가 있을까 궁금할 지경이다.
한 가지 노래를 더 추천을 하고 싶다. 그는 사실 "초월적"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기교가 뛰어난 연습곡부터, 다양한 연주회용 연습곡 등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그 외에도 아름다운 소품들도 많이 있다. 그중에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6 Consolations, S.172 중에 3번 곡이다. '위안'이라는 말을 담은 이 곡은 비트겐슈타인이 심적으로, 신체적으로 힘들어할 때 헌정했다고 하는 곡이다. 이 곡들을 가만히 듣고 있으면 마음 한편이 차분해지는 것 같고 정말 위안을 얻는 듯한 기분이 든다. 그래서 주변 사람에게 항상 추천하고 들려주는 곡 중 하나이다!
사랑이 필요한 그 순간에 리스트의 이 두 곡으로 위안이 되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