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 학생들의 피아노 수업 시간
우리의 성격 급한 한국 학생들.
급한 그들의 성격을 계속 잡는 것에는 집요함이 따른다. 빨리 곡을 완성하고 싶은, 빨리 다음 곡을 나가고 싶은, 빨리 내가 아는 음악을 내 손으로 쳐내며 듣고 싶은 욕망!
이 욕망 덩어리들!!
멈 춤
멈출 줄 아는 사람이 오류가 적다. 자신이 잘 모르는 구간, 확신이 안 서는 구간에서는 멈출 줄 알아야 한다. 보통 일단 손가락을 다른 음을 누른 후에 "아차!" 하며 멈춘다. 일단 손가락이 건반에 착지하기 전에! 그전에 일단 스탑! 하고 생각을 해야 한다.
내 손가락이 올바른 곳에 놓이려고 했는지 확실히 확인을 하는 것이 좋다. 한두 번의 misstouch는 괜찮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같은 곳을 틀린 후 되짚는 버릇은 고치는 게 좋다.
우리는 피아노를 “연습”을 한다. 이 연습 과정은 “반복”이다. 이러한 반복의 시간(연습)에 똑같은 곳에서 똑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면 그것이 곧 나의 연습이 된다.
가령 미-> 솔 (‘미’와 ‘솔’ 사이에는 ‘파’ 음이 하나 더 있다. 미와 솔은 3번 손가락과 5번 손가락이 자연스럽다)을 쳐야 하는데, 이럴 때 간혹 그다음 진행을 위해 불친절하게 3번 손가락에서 4번 손가락을 집도록 되어 있을 때가 있다. 그때 무의식적으로 3,4번 손가락을 사용해 미-> 파를 누르는 실수를 저지른 후 아차! 하고 다시 4번 손가락으로 “솔”을 집는 과정을 10번 반복을 한다고 치면, 우리는 미-> 파-> 솔을 연습하게 된 것이다. 그렇게 거쳐가는 반복이 곧 연습이 되어 그 부분은 미-> 파-> 솔을 친다고 인식하게 될 것이다.
연습을 하는 동안 틀리는 곳을 멈추고 정확하게 집어내는 훈련을 하지 않으면 나는 ‘틀린 후 올바르게 집는’ 그 자체를 연습한 것이기 때문에 나중에 다시 올바르게 수정하는 일에 상당히 더 큰 노력을 해야 한다.
처음 악보를 보는 시간은 중요한 시간이다. 이 시간에 정확하게 보지 않으면 앞으로 우리는 직진 길을 계속 우회해서 가야 하는 수고가 생길 것이다. 한두 번의 미스가 나왔다면 그 부분은 “멈춤”을 가져야 한다. 손가락이 잘못된 건반을 누르기 전에! 공중에 잠시 멈춰 확인하고 정확한 곳에 착지를 하는 것이 우리를 지름길로 갈 수 있게 만들어준다고 생각해야 한다.
물론 이 “멈춤”자체가 쉬운 일은 아니다. 아직 눈에 잘 들어오지 않은 악보를 보며 어디서 내가 틀렸는지 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일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내가 오류를 범하는 곳이 어디 지점인지, 내가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곳이 어디인지 스스로 깨닫는 것만으로 사실 같은 실수를 충분히 반복했어야, 혹은 내가 가는 모든 흐름에 정신을 바짝 차려야지만 깨달을 수 있고 느껴질 수 있다. 그래서 수업을 받는 것이다. 제삼자의 시선,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봐 줄 수 있는 시선이 필요하다. 수업 때 선생님의 역할은 누군가를 계속 지켜보며 그 학생을 파악하고, 그 학생의 잘하는 점, 잘 안 되는 점을 능숙하게 파악하여 올바른 길로 옮겨주는 것, 좀 더 효율적으로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작업을 해야 한다.
이 “멈춤”도 학생이 손가락을 잘못된 곳에 내딛기 전에 옆에서 먼저 여러 번 “멈춰!”라고 얘기를 해준다. 그렇게 여러 번의 타인의 도움을 받고 나서는 스스로 자신의 멈춰야 할, 다시 생각해봐야 할 지점을 볼 수 있게 된다. 그렇게 잘 되지 않았던 구간, 스스로 알 수 없었던 오류를 찾고, 고칠 수 있게 된다.
가끔 스스로도 알 수 없는 어떠한 순간이나, 상황들에 있어서 자꾸만 후회가 되는 시간들이 있다. 그러한 일들이 비슷하게 반복적이라면 잘 기억을 했다가 비슷한 그러한 상황이 오면 잠시 멈춰 호흡을 가다듬고 되짚어 보고 스스로 돌아볼 수 있는 훈련은 삶에서도 필요한 것 같다. 나 자신을 위해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게끔. 더 효율적이고 올바른 방향을 위해 우리에겐 어느 순간이던 “멈춤”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