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신애 Aug 24. 2022

성한찬란(星汉灿烂)

-조로사,오뢰

안녕하세요? 중드 뭐 볼까의 김신애입니다. 이번에는 제가 최근에 정말 재미있게 본 드라마를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바로 '성한찬란, 월승창해'인데요, 같은 드라마인데, 1,2부의 제목이 다른 것뿐입니다. 자, 그럼 이 드라마를 살펴보러 가볼까요?


드디어 1부 성한찬란과 2부 월승창해의 대단원의 막이 내렸습니다. 뒷부분이 한 번에 떠서 그날 밤에 올라온 것을 보느라고 눈이 아플 지경입니다. 저는 정말 이 드라마를 매우 깊이 빠져서 봤습니다. 여러 가지 요소들이 저를 이 드라마에 동화되게 했어요. 하지만 끝이 조금 애매하더군요. 갑자기 가족드라마로 변한 아쉬운 느낌은 뭘까요? 이미 매우 잔인한 복수극이었는데.

뭐, 어쩔 수 없죠. 남주를 소설에서 나오는 집착남에서 후회남으로 우회시켜버린 쬐끔 아쉬운 이 드라마 한 번 살펴봅시다.


이 드라마는 아역배우에서 남성미를 풀풀 풍기는 배우로 돌아온 '오뢰'와 요즘 이 배우 없으면 안 될 듯이 중요한 작품마다 주연을 차지하고 있는 '조로사'의 작품입니다.

이 작품의 메인 주연은 조로사 배우인 셈입니다. 드라마에서 '조로사'배우가 연기한 '정소상'(뇨뇨)은 세 번이나 약혼을 하거든요. 그러니까 남자 주인공이 세 명인 셈이죠. 하지만 포스터만 봐도 그렇고, 캐스팅된 이름만 쓱 둘러봐도 오뢰 배우가 맡은 '능불의'(자성)가 주연이라는 것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게다가 오뢰는 1부부터 쭉 출연합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성한찬란 27부가 끝날 때까지 소상은 포스터의 남주인 능자성(오뢰)을 사랑하지 않아요. 소상이 자성(능불위)를 사랑하게 되는 것은 '월승창해'라는 2부에서죠. 그럼 성한찬란에서는 정소상은 남주를 놔두고 뭘 하는 걸까요? 바로 루요라는 남자와 결혼하려고 하죠.

세 남자 주인공은 능불의(나중에 곽불의), 루요, 월공자 이렇게 세 명이고 초반부터 셋 다 꾸준히 출현합니다. 셋 다 초반부터 정소상을 좋아하죠. 등을 날리는 명절인 '연등회' 행사에서 같은 날 모두 한 여주에게 꽂히게 됩니다. 게다가 세 명 다 특성이 다르지만 좋은 남자들이라는 것이 함정이라면 함정이죠.


메인 주인공 정소상의 가족사에 대한 소개가 빠질 수 없습니다. 이 드라마가 알고 보면 가족이 필요한 가족 없이 자란 사람들의 '가족드라마'거든요.

조로사가 연기하는 (정소상)은 단란한 가족 안에서 사랑받으면서 큰 여인이 아닙니다. 부모님께 버려졌다고 생각하며 살아온 정소상(뇨뇨)은 집 안의 가장 큰 어른인 할머니와 작은 아버지의 부인에 의해 학대받으며 자랍니다. 하지만 그녀는 당하고 사는 인물이 아닙니다. 아무도 아껴주지 않는 자신을 그녀는 스스로 챙겼고 신세를 한탄하며 울기보다는 자신에게 못되게 굴면 갚아주며 자라납니다.

사실 그녀의 아버지 어머니도 사연이 있어서 그녀를 놓고 전쟁에 나간 것이었지만, 그녀가 불행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서 소상이 제일 두려워하는 것은 다름 아닌 '버려지는 것'이었습니다.


소상의 어머니는 딸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지만 소상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이 키우지 못해서 삐뚤어졌다고 생각하고 그녀를 가르치고 고치려고만 합니다. 딸의 좋은 모습을 보지 못하죠. 소상은 매우 상심하지만 어차피 그녀는 가족의 사랑을 기대한 적이 없다고 마음을 고쳐먹습니다. 이 어머니의 가장 나쁜 점은 둘째어머니의 딸을 자꾸 소상과 비교하며 가르치려 드는 것입니다. 저 부분은 볼 때마다 열받더라고요. 저는 소상이 상심할 때마다 같이 울었습니다.


자, 그럼 제일 중요한 정소상의 세 남자를 살펴볼까요?


소상의 첫 남자는 루요입니다. 사실 이 두 사람은 남녀 간의 사랑이라기보다 형제간의 우애 같은 사랑을 했었지요. 루요도 참 좋은 남자입니다. 우유부단한 성격에 말 잘 듣는 요크셔테리어 같은 남자인데, 소상이가 만일 이 사람과 결혼했어도 참 의좋게 살았을지도 모르겠어요. 사실 끝까지 보고 나면 저 집안에서 의좋게 살기는 텄을 테지만요. 어쨌든 셋 중에 가장 먼저 각성해서 소상이한테 들이댔던 남자입니다. 약혼녀와 헤어지고 그 후에는 우리 뇨뇨만 보이는 남자입니다. 능불의가 소상에 대한 마음을 각성하고 쫓아왔을 때 이미 루요가 먼저 들이댄 다음이었죠. 우리 능불의가 마음을 접은 것은 루요쪽이 자신보다는 좀 더 소상에게 평안한 삶을 줄 것 같아서였습니다. 그런데 반전이 일어나죠. 이 둘은 가슴 아프게 헤어집니다. 헤어질 때 이 남주가 메인 남주가 아닌걸 분명 아는데, 왜 폭풍 눈물이 나는지 몰라요. 둘 다 진짜 불쌍합니다.




그녀가 루요와 이별하고 난 후 그녀 아니면 결혼은 안 한다고 선언하고 들이대는 남자가 바로 능불의, 메인 남주죠. 정소상이 루요와 함께할 때도 그는 뒤에서 조용히 소상을 도와줍니다. 그의 사랑은 그런 것이었지만 이제 기회가 그에게 돌아왔습니다. 그는 그녀가 절대 거절할 수 없는 방법으로 청혼합니다. 그래서 약혼은 먼저 결정되었지만 소상의 마음을 얻는 길은 더 멀고 험했습니다. 사실 능불의는 소상보다 몇 만 배는 더 불행한 사람입니다. 겉보기에는 십일랑이라 불리며 황자들과 함께 컸지만 속으로는 세상의 불행을 모두 가진 사람이죠. 출생의 엄청난 비밀을 가지고 있어서 복수에 칼을 갈고 있는 인물입니다. 이 능불이야말로 여자 친구를 사귀는 방법을 모르는 것으로는 일등입니다. 그는 사랑하는 방법이나 가족이 되는 방법을 몰라요. 약혼녀의 집안 식구들에게 무술을 가르치거나 약혼녀 단속을 해서 정소상의 반발을 세게 됩니다. 소상은 계속 이 약혼을 물리고 싶어 하지요. 불쌍하지만 우리 남주는 성한찬란의 뒷부분에서 청혼은 요란하게 하지만 여주의 마음을 얻지는 못했죠. 성한찬란의 마지막 부분이 바로 우리의 여주가 남주의 마음을 깨닫고 각성하는 장면입니다. 루요와의 사랑이 남매간의 사랑 같은 것이었다면 능불의와의 사랑은 불붙으면서 무섭게 타오르는 남녀 간의 사랑으로 변모합니다.



세 번째 남자는 인생의 단 한 번의 사랑, 곽불의와 헤어지고 나서 약혼하게 되는 '원공자'입니다.

아, 제가 제일 아쉬웠던 부분입니다. 소설에는 뒷부분을 상당히 차지하는 원공자이지만 드라마에서는 소상과 약혼했었다는 사실만 희미하게 남길뿐 많이 나오지 않습니다. 정말 많이 잘린 듯해요. 그러나 저는 원공자역의 이 배우가 연기를 너무 잘해서 나중에 남주로 한 번 다시 보길 원해봅니다.

처음에는 여주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부인하고 또 부인해 보지만 결국은 상처를 받고 남은 여주 곁을 묵묵히 지켜주는 역할이죠. 사실 이 남자가 가장 강적이에요. 능불의가 드라마에서처럼 무르게 넘어갔다면 분명 정소상은 그냥 원공자에게 시집갔을지도 모르겠어요. 정소상과는 가장 성격이 비슷한 사람이기도 하고요.



이 드라마의 가장 강력한 한 방은 바로 능불의의 신분과 복수극입니다.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자를 아버지로 부르며 살아오며 칼을 갈아 온 남주가 가장 강력한 캐릭터죠. 사랑에도 같은 이미지가 적용됩니다. 능불의는 사랑도 집착하죠. 현실에서 만나면 반드시 도망쳐야 하는 종류의 남자이지만, 소상은 이미 넘어갔어요.

그런데 살펴보면 우리 남주가 여주에게 자신에게 털어놓지 않고 자기를 불신한다고 초반에 불평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면 남주가 제일 비밀이 많거든요. 보면 진짜 자기중심적인 같아요. 그래서 슬프지만 릉불의가 복수를 끝냈을 때 소상은 그를 도와주지만 그를 떠납니다.


곽불의는 소상과 가족을 끌어들이지 않으려고 그녀에게 말도 못 하고 결혼도 못하고.

여주는 부부란 일심동체인데 나한테 솔직하지 못했다며 서운해하고.

둘 다 이해는 가는데, 복수 이후에는 이것 때문에 고구마 천 개 먹은 채로 진행됩니다.

자, 그럼 부부란 어때야 하는 걸까요?

여기 나오시는 황제와 황후, 그리고 월비는 모두 참 좋은 인물들입니다. 처첩인데 악역이 없습니다. 월비는 황제의 조강지처이지만 어쩔 수 없이 첩으로 밀려나죠. 그래도 불평하지 않습니다. 황후도 자신이 사랑받지 못하는 것을 알면서도 월비와 참 사이가 좋아요. 그럼 이게 좋은 부부일까요?

소상의 어머니와 아버지도 사이가 참 좋습니다. 그렇지만 아버지는 자신의 모친에게 쩔쩔매느라 소상을 버려두고 가게 되었었는데, 그럼 이것이 좋은 부부관계일까요?


모두 질문만 던지고 끝이 나는 듯합니다.

그러다가 마무리에서는 얼른 이야기해줘요.

서로 의지하고 서로 믿고 맡겨라. 이러면서요. 황급하게 마무리합니다. 좀 아쉽기는 해요. 소설과도 내용이 뒷부분은 차이가 많이 난다고 하네요.

능불위는 정소상에게 이야기합니다. 자신은 저 빛나는 등불들 속에서 자기를 위해 빛나는 단 하나의 등불이 있기를 바랐다고, 그리고 그건 정말 쉬운 일이 아니라고요. 가족이란 소중한 존재이지만 그에게는 허락되지 않았던 것이기도 했으니까요. 그리고 그 등불들을 밝히는 수많은 다른 사람들과 가족들을 지켜주겠다고 다짐하기도 하죠. 여주 역시 버려졌다고 생각해왔던 어린 시절 후에 사랑받는다는 것 그리고 가족이 된다는 것의 의미를 알아가며 성장합니다.

마지막 곽불의와 정소상의 재결합 이후에는 곽불의도 이제 여주의 가족에 속하게 됩니다. 드디어 그에게도 그토록 바라던 가족이 생긴 거죠. 소상은 그의 집이 되어줄 것입니다.

 

해피엔딩인데. 그리고 그간 너무나 재미있게 봤는데, 남주의 복수 이후 어정쩡해지는 듯한 느낌은 지울 수가 없어요. 으흑. 계속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래도 저는 재미있게 본 길고 긴 이 드라마. 성한찬란과 월승창해. 여운이 길게 남을 듯합니다. 이상, '중드, 뭐 볼까'의 김신애였습니다. 다음 시간에 또 만나요.












이전 06화 '보보경심'(步步惊心)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