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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신애 Sep 17. 2022

지기(知己)

- 얼굴은 오늘 처음 봤어요.

"굿모닝"

"어제 그 일은 잘 해결되었어요?"

아침을 시작하는 카톡이다.  남편과 나누는 카톡일까?

아니다, 나는 남편과 떨어져 지내지만 하루에 한 번 통화하는 게 거의 전부다.


나에게는 거의 일 년째 카톡을 나누는 친구가 있다. '어사소오작'이라는 중국 드라마를 보면서 알게 된 친구인데, 내가 그 드라마를 보면서 카페에 감상 글을 올리자 그 밑에 그 친구가 댓글을 달았고, 내가 또 댓글을 달고. 그러다가 우리는 서로 카톡을 공유하게 되었고 절친이 되었다.


중국 드라마, 한국 드라마 혹은 영화와 책을 넘나들면서 우리는 생활 속에서 카톡으로 대화를 시작했다. 서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편해지고 서로 느낌도 공유하고 글도 공유하게 되었다. 부모님 이야기, 아이들 이야기, 삶에 대한 이야기들을 나누면서 우리는 생활을 했다. 중국 드라마는 그 매개체가 되어주었다. 그리고 우리는 어떤 친구보다도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공감하고 이해하게 되었다.


오늘 근처에 오게 된 그 친구를 만나게 되었다. 카톡 친구가 된 지 일 년이 넘었는데, 우리는 처음 만났다. 나는  정말 기쁜 마음으로 달려 나갔다. 우리는 장장 4시간을 카페에서 이야기했는데, 그래도 할 이야기는 많이 남아있었다. 


내가 집에 돌아오자 아들이 물었다.

"엄마, 엄마의 절친은 정말 사람이었던 거죠?"

응, 응. 그렇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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