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동찬가

by JooH

순수한 선의를 줘 본 사람은 알 것이다. 그것이 얼마나 많은 오해와, 시기/질투와 절망과 함께하는지, 부정적 인간과 어울리기에 나의 삶은 많이 짧아졌고, 오해/시기/질투/절망과 함께하기에 이미 너무 많은 코티졸을 뿜어냈다. 2023년의 나는 병원 침대에 누워 반년을 보냈다. 목에 한번 배에 한번 칼을 대고 난 뒤의 겨울은 너무 춥고 외롭고 힘들었고, 조금 해가 나기 시작한 24년의 봄, 그리고 지금 여름으로 넘어가는 이 시점에는 묵묵히 삶의 즐거움에만 집중하고 있다. 최근의 나를 가장 위로해 준 건 연희동이다. 내 마음대로 샌프란(연희)시스코라고 부르는 이 동네 약간의 언덕과 약간의 번잡함, 중국인이 만드는 중국 식당 음식과 일본인이 만드는 일본 가정식, 한국에서 가장 힙한 스페셜티 카페와 가장 오랫동안 홀로 살아남은 마트가 있다. 금옥 호두과자에서 하얀 앙금 호두과자를 꺼내 먹으며 걷기도 좋고, 잠깐 해를 즐기며 다크에디션 커피에서 에스프레소 한잔을 마시기도 좋다. 뉘 블랑쉬의 구움 과자와 하이파이의 패스츄리 굽는 냄새를 맡으며 골목을 돌면 또 다른 골목이 있다. 내가 사랑하는 것들의 집합체, Cafe Maa에서 게이샤 아이스크림을 즐기고, 로우키의 정원과 입구에서부터 느껴지는 향기를 맡으면 어쩐지 내 안에 너무 많이 돌았던 항생제 담긴 수액이 빠져나가고 다시 한번 피와 온기가 도는 느낌이다. 음, 오늘도 조금 일찍 일어나 내린 에쏘에 체리를 씻어 먹고. 아침 운동 후에는 가자. 연희동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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