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을 발견한 어린 날의 나의 기록
지금보다 훨씬 활기차고 긍정적이게 지낼 수 있었던,
가만보면 불과 얼마 채 되지 않은 그 시절이
세상 무기력할 수 밖에 없는 지금의 나와 대비해보면 너무도 그리운 것이다.
순수하게 사랑하며 애타고
많은 이들을 만나며 누구보다 열심히 세상을 배워가려 하던 때.
생각만해도 풋풋한 미소가 얼굴에 드리워지게 만드는 나날들이었다.
하지만 설령 그 때로 돌아갈 수 있다 할지라도
그러고 싶지만은 않다.
예나 지금이나 수시로 들썩대는 감정 변화는 다를 것이 없지만,
그 때엔, 어쩌면 쌀 한 톨 만큼조차도 알아차릴 수 없던 수많은 사실들을
지금은 너무도 많이 알고 있고
지나치게 앞섰다 싶게도 그것들은 하루 빨리 성숙을 만들어냈다.
비록 뭐든지 환대하던 것에서 시작해 현명함을 배워왔기에
오히려 우울만을 한가득 안게 돼버린 지금이지만서도.
차라리 그 편이 이 '나'를 위한 것에 가깝더라.
어떤 어두운 뒷면도 알아보고 순탄히 해결해 지나쳐버리던
태연함을 길렀는데.
선천적 재능이 아니었던 나는,
'역시나'
너무 빨리 배워버린 그 능력을 비롯한 감정의 경험들을 자아가 버텨내지 못한 것이다.
하루가 멀다하고
그 쌀 한 톨만 보아도 무한한 생각들이 감정을 달고 폭주하듯 쏟아진다.
뇌에서 마음으로, 그리고 더는 숨기지 못하는 본능이
몸으로 확산된다.
더는 태연한 척하는 겉모습을 꾸밀 수가 없었다.
아니, 사실은 여태 내 본능이 태연한 줄로만 알았다.
그건 뛰어난 내 자아를 믿고 있던 착각의 감정이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만 왔다.
이젠 그 거짓 감정을 만들어 낼 때마다 이유 모를 죄책감이
통증으로 나를 뒤덮는다.
여태 나를 지켜왔던 수법이 기우뚱거리는데,
그동안의 쌓은 이들을 포기하고 홀로 흑백으로 전환되어야만 하는지.
노력으론 볼 수 없는 그것은
끝없이 파내도 어디에도 나타나주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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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읽게 된 친구에게 다시 덧붙여 써준 글의 기록.
이 글을 읽는 당신 또한 이런 심정리나 걸 나는 안다. 알 수 있다.
왜냐면 당신이 내 사람이기 때문이고, 내가 당신의 사람이기 때문이다.
당신의 인생에서 어떤 선택을 하던 간에,
그리고 그 결과가 어떻다 할지라도
나는 결국엔 늘 당신을 응원해줄 것이다.
끝이 혼자가 아닌,
익숙할 정도로 일상 속에 스며들어 당신을 바라봐주는
소중한 '내 사람'들이
곁에 있을 것이다.
그 곁이 꼭 지금 당장의 옆이 아닐지라도
마음 속에 깊게 새긴 당신의 이름뿐 아닌 존재를 간직하고 있으니까.
내가,
당신의 아름답고 찬란한 순간들을 눈부시게 기억할테니까.
잊지 마라, 잃지 마라
당신의 눈에 비치는 세상은 당신의 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