츤데래 초보 농사꾼
츤데래 농사꾼츤데래 농사꾼
'리틀 포레스트'에 나오는 분위기가 너무 좋다.
일본판 때부터 즐겨봤다. 먹방과 자연의 조화가 너무 좋아서.
지금 살고 있는 도시에서 느끼지 못한 것들이 너무 많았던 것 같았다.
'리틀 포레스트'는 서울살이를 하던 혜원이가 배가 고프다는 핑계로 내려와 배도 채우고 마음도 채우는 내용이다. 개인적으로 일본판의 느낌을 더 좋아하지만 이것도 이거 나름의 느낌을 잘 살린 것 같다. 막걸리 먹는 장면 보다가 막걸리가 땡겨서 마신 건 안 비밀.
이번에는 혜원이의 고향 친구 재하에 대해서 말해보려고 한다.
내려온걸 아무에게도 알리고 싶지 않았던 혜원은 재하에게 제일 먼저 발견된다. 사실 대놓고 마당에서 일을 하니 걸리는 건 시간문제이지만. 어떻게 보면 잠수와 회피의 달인 혜원이를 항상 살갑게 맞이해주는 고향 친구 재하와 은숙이가 진짜 착하고 좋은 친구인듯하다.
빙구 같은 웃음으로 등장하는 재하는 초보 농사꾼치곤 농사일을 하는 게 멋있다고 느껴질 정도로 숙달되어 있다. 고추 모종을 심는 은숙에게 슈퍼스타 K급으로 심사를 해주며 티격태격하거나 이양기를 여유롭게 모는 모습, 과수원에서 일하는 모습에서 알 수 있다. 토마토 밭에서 그의 자연스러운 농사꾼의 면모를 보며 혜원은 "쒜끼 기특해서"라는 말을 한다. 얼마나 코찔찔이 었으면...
재하는 잘하는 게 참 많은 남자다. 손기술이 좋아서 강아지 오구의 집을 손수 만들어 준다. 그 모습을 보고 은숙은 혜원에게 슬며시 재하를 향한 마음을 고백하기도 한다. 입맛도 상당히 미식가스러워 혜원의 떡과 혜원의 엄마가 만든 떡의 차이를 딱딱 맞춰버리는 미각을 보여준다. 보니깐 코찔찔이는 콘셉이다.
빙구 같은 웃음으로 등장하는 재하는 대학 졸업 후 회사를 다니다가 때려치우고 농사일을 시작한다. 다른 사람의 열정 안에 있는 세상에서 살기 싫다는 말을 하며 오글거리지만 제법 멋있는 말을 한다. 그렇다. 감성적인 남자다. 여자 친구와 헤어질 때 무척이나 힘들었지만 자신을 위한 선택을 한다. 그렇다. 어느 정도의 이성도 존재한다. 밸런스가 좋구먼 이 친구. 전 여자 친구가 찾아왔는데도 대놓고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고 말하는 걸 봐서 어중간한 걸 싫어하는 것 같다.
좋아하는 사람이 누굴까라는 생각을 굉장히 많이 했는데 혜원인 것 같기도 하고 은숙인 것 같기도 하고... 일부로 티격대는 것 같기도 하고.. 혜원과는 과거 이야기도 자주 하는 걸 봐서 첫사랑인 것 같기도 하고.. 모르겠다. 사실
재하는 답을 찾아 고향으로 내려왔다. 농사일에는 사기나 잔머리가 없어서 좋다고 말한다. 아버지와 작업반 형님들, 인터넷 가끔 취기 오르면 보이면 대지의 정령들이 그의 농사를 돕고 있다. 회사에서는 월급이나 축내는 또라이 취급을 받고 못 버틴 재하는 실패한 사람으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본 재하는 걱정 없이 정말 행복해 보이는 사람이다.
아무 말 않고 내려온 혜원에게 오구라는 강아지를 주며 '밤에 무섭잖아'라는 말과 혜원이가 심어놓은 양파를 이어 키워주는 마음만으로 이미 든든한 친구이다. 이미 사회생활의 경험이 있어서 집으로 도망 온 혜원이의 들쑥날쑥한 마음을 더 잘 헤아릴지도 모른다. 이런 츤데레는 언제나 환영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