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행복의 시작
슬픈 행복의 시작
음악 영화에 빠지게 된 건 '스쿨 오브 락'
음악 영화가 더 좋아진 건 아마 존 카니 감독의 영화 덕분이다.
어찌 가면 갈수록 좋아지는지 모르겠다.
'싱 스트리트'는 15살 코너가 한 여자에게 빠져 우연히 밴드를 만들면서 일어난 일들을 보여준다. 계속 찌질한 모습만 보여주길래 그냥 찌질한줄만 알았지 시간이 지날수록 잘생겨 보이는 마법을 부리기 시작한다. 무엇보다 음악이 좋으니 코너가 잘생겨 보이더라. 영화 사운드 트랙은 여전히 플레이리스트에 잘 자리 잡고 있다.
오늘은 코너의 형, 브렌든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자신의 방을 LP판을 가득 채울 정도로 음악을 사랑하는 집안의 첫째이다. 사실 코너의 누나 앤과 누가 첫째인지 헷갈렸지만 후반 부분에 과거 이야기를 하면서 첫째였음을 유추할 수 있었다. 양아치 같은 외모에 꼬질꼬질한 머리, 담배를 물며 비꼬는 말투 하며 팩트 폭력을 날리는 게 취미인 듯하다. 이 말투는 아버지와 쏙 빼닮았다.
음악을 좋아하는 만큼 확실한 자신의 음악 세계를 보여준다. 듀란듀란의 음악을 커버해온 코너에게 팩트로 후려갈긴다. '남의 음악으로 그녀를 후릴 생각하지 마'라는 말로 연주가 서투르든 말든 자기 이야기로 자기 음악을 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후 브렌든은 코너에게 음악에 대한 조언을 해주고 연애 상담도 해준다. 숙제도 내주며 새로운 음악을 계속해서 가르쳐준다. 이를 성실히 이행하는 걸로 봐서 브렌든과 같이 코너도 음악에 대한 재능이 있어 보인다.
브렌든은 전에 "모든 예술가는 아일랜드를 떠나야 된다. 남아 있는 예술가들은 우울해져서 알코올 중독자가 된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게 어쩌면 자신의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브렌든은 전에 독일로 떠나려고 했지만 엄마에게 걸려 떠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라피나는 엄마가 형을 많이 사랑해서 그렇다고 말한다. 과연 그럴까?
엄마와 아빠가 따로 별거를 한다고 말하자 엄마와는 절대 같이 살 생각이 없다고 말한다. 이후 엄마는 브렌든을 이해시키기 위해 하는 말, '다 너희들을 위해서야' 그렇다 그냥 핑계다. 형을 사랑해서 독일을 못 가게 한 엄마. 그것도 핑계다. 자신의 꿈을 펼치려 독일에 갈려는 것은 막은 엄마는 가정을 바꿔 다른 사람과 남은 일생을 펼치려고 하니 화가 날만 하다. 이 계기로 코너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게 된다.
브렌든은 음악도 잘했고, 운동도 잘했고, 인기도 많았다. 자신이 힘들게 만들어 온 길을 잘 따라오고 있는 동생은 항상 칭찬받고 있지만 지금 마약 중독자, 대학 중퇴자로 손가락질받고 있다. 코너를 보고 다시 시도해보려는 도전은 무너지기 시작한다. 어쩌면 동생에 대한 질투 거나, 자신을 알아주지 못한 것에 대한 슬픔일지도 모르겠다.
코너가 영국으로 떠날 때, 데려다준다. 영국 돈도 없고 영국에 아는 사람도 없는 코너와 라피나. 그는 엄마가 아니었다. 칙칙한 형제에게 별 다른 말이 필요 없었다. 어색한 포옹으로 모든 것을 나눴다. 형의 이야기를 담은 가사와 함께 코너는 영국으로 떠난다. "이건 내가 했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아쉬운 말을 남기지만.
'Go now' 노래가 나오고 브렌든은 멀어져 가는 동생의 배를 쳐다본다. 그리고 자신의 모습을 보는 듯 "Yes!!"를 외치며 가슴 벅찬 감동을 느낀다. 이제 동생이 걸어온 길을 형이 가야 되니깐. 영화가 끝나고 기대되는 건 코너뿐만 아니다. 브렌든의 인생도 이제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