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무쇠머리지 돌머리는 아니야.
아무 생각 없이 영화 채널을 돌리다
아무 생각 없이 본 영화가 '소림축구'
글을 한번 써보려고 꼼꼼히 봤지만 아무 생각이 나지 않는다.
소림축구는 무쇠다리인 아성이 왕년에 잘 나갔던 황금 다리 명봉을 만나 소림 축구단을 만들어 축구를 하는 내용이다. 지금까지 만난 사람들 중에서 소림축구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이 후로 나는 주성치 영화를 굉장히 좋아하게 됐다. 특유의 병맛이 있다. 오랜만에 다시 보니 재밌긴 했지만... 그래 재밌었다.
오늘 이야기할 인물은 무쇠 머리 철두공의 대사형 아비이다.
6형제 중 첫 번째 대사형. 무쇠 머리 철두공을 익힌 아비. 소림 축구단에서 공격형 미드필더이다. 등 번호는 11번인데 보통 11번은 가장 빠른 선수가 받던데... 발이 가장 빠르다는 건가... 아마 그를 얕보게 하기 위한 함정일 수도 있다. 역시 감독 양반...
축구하기 전에 아비는 나이트클럽 직원이었다. 매번 아성이 쿵푸를 살리자며 찡찡대자 명곡 '씐련쿵푸젠'이 탄생한다. 시대를 앞서 나간 탓인가 집단 구타를 받고 만다. 이 사건 이후로 이비는 청소부로 강등당하고 아성에서 제발 오지 말라며 당부한다. 이 대목에서 현실에 치이며 가정을 먹여 살려야 하는 가장 안타까움을 보여준다. 자신을 실패자로 말하며 각자의 삶을 살자는 말에 아성도 이를 수긍하곤 한다. 하지만 한 번도 수련을 멈춘 적이 없다는 말을 하며 마음속에 여전히 그의 마음속에 불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성의 설득으로 축구단에 합류하지만 6형제 중 가장 자존감이 떨어져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연습경기 도중 철두공의 명성이 안타깝게 렌치에 정신이 살짝 나간 모습을 보여준다. 맥주병 정도는 거뜬히 버텼는데...
이 경기에서 가장 먼저 항복을 외치고 팬티를 머리에 쓰는 수모를 겪지만 그 이후 형제들이 각성을 한다. 이걸 노렸다면 현자. 현타가 왔는지 바로 각성해버린다.
아비의 첫 경기 팀 최초 경고 1회를 받는다. 이는 흡연 때문이다. 경기장에서도 담배 피우고 심판 손에 끄는 모습을 보여준다. 손에 끄는 패기도 패기지만 이를 아무렇지 않게 받는 심판은 대체... 각성 후 철두공은 무쇠 머리 명성 그 이상을 보여준다. 헤딩할 때마다 징소리가 들릴 정도의 위력을 보여준다. 경기마다 헤딩으로 골 맛을 쏠쏠히 본다. 기본적이 크로스 상황에서 나오는 헤딩골로 상대방은 속수무책.
이런 무쇠 머리 철두공의 수련 방법 중 몇 가지 썰이 있다. 머리로 물구나무서서 몇 시간 버티는 것을 시작으로 딱딱한 물건으로 머리를 내리친다. 서서히 강도를 높이며 단련하는 방법과 머리에 천을 많이 두르고 머리를 내리치며 단련하여 서서히 한 장씩 빼는 방법이 있다. 진짜 잘못하면 뇌손상은 기본이다. 하지만 익힌다면 어디든 무섭진 않을 것 같긴 하다. 수련 중에 일어난 뇌손상 수술은 어찌 해결할지는 난제.
사실 셋째 전계의 철포삼의 하위 호환이라고 생각되는데 천포삼은 금강불괴와 같은 무공이다. 위에 사진과 같이 주먹은 물론 머리를 렌치로 때려도 렌치가 흴 정도인데. 비슷하다고 생각되긴 하지만 그러면 아비가 너무 불쌍하니깐 아비가 좀 더 단단한 걸로 하자.
아비는 아성의 장난도 잘 받아주고 조금 모자라지만 착한 형의 컨셉을 가지고 있다. 나이트클럽 직원인 만큼 형제 중에서 가장 재밌는 입담을 가지고 있다. 잃을 게 없는 아성과 감독인 명봉과 달리 가정과 직업을 과감히 그만두고 형제들과 함께 하는 의리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아성을 지켜보며 크게 환호하며 그를 힘껏 안아준다. 뭔가 엉성하지만 묵묵히 옆을 지켜주는 멋진 형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씐련쿵푸젠은 명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