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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옹' 부패경찰 스탠

이유 없는 순수한 악의

by 감남우

'레옹'에 나오는 레옹과 마틸다의 캐릭터는 독보적이다.

느와르 영화를 동화로 꾸며놓은 듯하다.

가혹한 현실의 상처를 두 사람의 서로 어루어 만져주듯

가을이 오니 쓸쓸하니 레옹이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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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옹은 살인청부업자 레옹과 가족을 잃은 소녀, 마틸다의 이야기다. 레옹은 살인에 있어서는 전문가지만 아이 같은 심성을 가진 인물이고, 마틸다는 어린 소녀이지만 상처를 많이 받아 어른스러움을 떠나 퇴폐적인 모습도 보이는 인물이다. 상당히 아이러니한 설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에서 보이는 많은 것들은 우리의 마음을 쓰려 내린다.


오늘 말할 사람은 레옹의 악역으로 나오는 스탠이다.

movie_image.jpg?type=m665_443_2 바로 이 샊.. 아니 이 사람이 스탠이다.

스탠은 원래 이름은 '노먼 스탠스필드'. 이름이 길어서 스탠이라고 부르는 가보다. 동료들이 불편해할 만큼 괴팍한 성격을 소유하고 있다. 그나마 말키라는 동료가 스탠을 말릴 수 있는 정도이다. 마틸다의 가족을 죽인 장본인이다.


클래식 음악을 즐겨 들으며 음악 감상에 방해가 되는 것을 불편해한다. 냄새로 거짓말을 판별 가능하고 알약으로 된 마약을 먹으며 몸이 미친 듯이 비틀며 눈덩이를 부들부들 떨곤 한다. 마약은 주로 위협을 하거나 협박을 할 때 주로 먹는 듯하다.


평소에는 피곤한 얼굴이고 몸이 힘이 풀린 나근나근한 모습이지만 뭔가 감정을 꾹꾹 눌러 담는 모습이다. 감정을 표출하는 구멍이 작아서 강한 압력으로 감정을 표출하는 모습이랄가? 남의 감정을 읽을 새 없이 총을 쏘며, 심지어 아무 상관없는 할머니에게도 총질을 한다. (어린아이들 농구공 훔치기도 한다. 레알 린성 터짐.)


자신을 죽이러 온 마틸다를 바로 눈치채고 화장실로 유인하기도 했으며 이태리 냄새가 난다는 것만으로 이탈리아 사람인 레옹을 엮기도 한다. 여러모로 경찰의 재능이 있다. 그 말은 즉 살인자의 재능도 가지고 있다. 절대 안 잡힐 듯.


3명은 부하들을 끌고 다니는데 전부 레옹에게 몰살당한다. 솔직히 부하라기보다는 일회용 양아치 같은 느낌이라 목숨을 하찮게 여기기도 한다. 그렇더라도 동료였던 밀키의 죽음에 눈이 돌아가 레옹을 잡기 위해 특수부대를 투입시킨다. 그 속에서도 레옹의 작전을 간파하고 레옹을 죽이는 데까지 성공한다.(뒤에서 총 쏘는 건 반칙이 인데) 미친놈 악역 종특인지는 모르겠지만 죽어가는 레옹에게 입을 털다 같이 자폭당한다.


'폭풍이 오기 전 고요함이 좋아'나, '사람은 죽기 직전에야 삶이 중요함을 느낀다'라는 철학적인 말을 한다. 그리고 클래식 음악을 즐겨 들을 정도로 예술적 견해가 상당하다. 예술가는 병이 있듯이, 스탠도 병이 있다. 지랄병. 거침없는 행동 때문인지 죽기 직전에도 분노보다는 '젠장'한마디로 인생을 마감할 정도로 큰 의미가 없어 보이기도 한다.


복수나 원한이 아닌 감정만으로 행동하는 악역, 자신의 이익때문도 아닌 단순히 불편함을 느끼면 죽이는 순수한 악역이다. 고전 영화에서 나올 수 있는 악역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영화 속에서 각자 사정이 있지만 유일하게 사연이 없는 인물이다. 이유가 없기 때문에 그가 하는 행동이 더욱 거침없이 느껴진 것 같기도 하다. 폭풍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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