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에 작가라고 매일 아웃풋을 뽑고 있다. 와중에 '작가는 원고지지!'라는 어리석은 아날로그 병에 걸려서 원고지에 쓰고 있다. 원고지는 가늠이 안 될 정도로 두꺼운데, 검지 손가락 끝 마디 정도 되는 두께다. 그게 2년 전 일이다. 사실은 한 없이 묵혀 두었다가 이제야 쓰기 시작했다. 묵은지가 따로 없네. 매일 한 장 이상 씩 글을 쓰겠다고 했는데 쓰면 뭐하나 아무도 안 읽는데. 심지어 나도 읽지 않는다.
에헤이…
작가인데 아무도 읽지 않는 글을 쓰니 작가라고 할 수 있을까? 심지어 내 지인들은 내가 작가인지도 모른다. 참 여러모로 뭐하고 살았나 싶긴 했다.
그렇게 결정한 것이 매주 생각들을 보여주려고 한다. 아무도 시키는 사람도 없지만, 그냥 쓸련다. 글은 보여줘야 의미가 있는데 혼자 아무리 적어도 소용이 없더라. 아무도 찾아주지 않는 서랍장에 들어있는 것보다는 읽히는 것이 나한테도 좋고 내 글에게도 좋을 것이다. 이참에 광합성 좀 하자고.
매번 대여섯 번 쓰다가 마는 경우가 많았는데, 사실 이것도 장담은 못하겠다. 그냥 슥슥 적어보련다. 매주 일요일에 보자. 그때마다 마음 저기에 있는 생각들은 슬슬 읊어보겠다. 산문 정도가 괜찮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