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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남우 Jul 14. 2022

여름이었다.

유독 길게 느껴졌던 추위는 월() 앞의 숫자와 관계없이 기승을 부렸고, 지독한 더위 한가운데에서 지난 추위가 그리워졌다. 겨울에 바랐던 여름에 모습은 쨍쨍한 태양에 구름 없는 파란 하늘, 그 더위 아래에서 그늘만 찾아다니게 되는 모습이었지만, 장마도 소나기도 아닌 것이 날이 거듭할수록 습한 더위로 땀은 식을 생각을 하지 않는다.

추위는 버틸 방법은 많았기에 외투 주머니에 항상 카메라를 들고 다녀 좋아하는 것들을 많이 담을 수 있었지만, 더위에 방도가 없었기에 여름 사진은 유독 적었다. 더위에 펜도 손에 잡히지 않았고, 새로 준비 중인 일들은 차차 밀리기 시작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더위를 핑계로 미루고 있다.

여름이 시작될 무렵 느꼈던 여름 냄새 가득한 바람을 맞이했던 적이 있었다. 이번 여름에는 자주 느끼진 못했지만, 외출에 그런 바람을 맞이할 때면 땀이 잠시 식는 기분 좋음을 느낄 때가 있다. 나는 그 기분 때문에 여름이 마냥 싫지는 않다. 여름을 싫어하는 사람은 대부분 더위 때문에 여름을 싫어하지만 더위 때문에 여름이 좋기도 하다. 반팔과 반바지, 여름휴가, 바다, 수영장, 시원한 음료, 빙수, 수박 등등

또 여름이 지나고 겨울이 온다.  매년 계절을 맞이하는 것을 기대하진 않지만 마주했을 때 살짝의 셀렘은 어쩔 수 없나 보다. 습한 여름도 다가오는 겨울에 그리워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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