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때, 고통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 사실조차 몰랐다

깊은 심연 속 나 자신의 폭력

by 까미

고통의 끝은 아프지 않다고 생각이 든다. 이미 이어진 고통이 나를 점점 옭아매고 있었기 때문이다. 집으로 돌아온 나는 침대가 주는 안락함과 편안함에 누워 눈을 감고, 복잡한 머릿속을 어떻게든 정리하고 단정 지으려 했다.
학교에서 있었던 일. 정말로 내가 폭탄인 걸까? 내가 정말 한심하고 역겨운 사람일까? 그런 생각들이 나를 점점 더 깊은 심연 속으로 내몰고 있었다. 과연 다음에는 달라질까? 내가 못났고, 바뀌지도 않는데? 그냥 나는 나 자신을 믿고 싶지 않았다. 아니, 믿을 수 없었다.
계속되는 자기혐오 속에서 끝내 나를 몰아세운 건 내 외모였다. 역겹고 한심하게 생긴 것 같은 외모를 가려주는 건 작은 마스크 하나뿐이었다. 만약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지 않았다면, 나는 그곳에서 버티지 못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 만큼, 나는 내가 싫었고 마음에 드는 점이 하나도 없었다.
몸은 쉬었는데도 여전히 천근만근 무거웠고, 학원 갈 시간은 점점 내 발목을 잡았다. 고통 속에서 쉬고 싶었던 나는 선생님께 오늘도 아프다고 말했다. 선생님은 나를 포기한 듯 말한다.
“넌 왜 항상 아프니? 운동을 안 해서 그래. 운동 좀 해.”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말이겠지만, 나에게는 그저 버티기도 힘든데 나가서 더 버티라는 말로 들릴 뿐이다. 선생님은 모를 것이다. 아프고 싶지 않았던 마음을, 나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지옥 같은 무기력감을, 내 머릿속에서 나를 갉아먹는 자기혐오를.
운동, 나도 나가서 하고 싶다. 이 무거울 정도로 무기력한 몸이 따라주지 않을 뿐이다. 그렇게 나는 다시 눈을 감는다. 영원할 것 같던 고통 속에서 나에게 평안을 주는 건, 그저 모든 걸 잊을 수 있는 잠뿐이다.
나를 믿지 않아도, 내일은 다를 거야. 그렇게 생각하는 것 말고는, 나는 희망을 가질 수 없다.
그래, 분명히 다를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