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바이올린 협주곡

by 푸르름


추천곡 :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출처 : flickr

4번째 주제인 브루크너를 설명할 때에 이야기했듯이, 별 의미 없음에도 사람들은 3대 명곡, 3대 작곡가 등등 특별한 테두리를 만들어 기념하고 싶어 하는 경향이 있다.


이제는 수많은 곡들이 발굴되고 새롭게 해석되어 쉽게 접할 수 있기에 개인마다 느끼는 기념비적 곡이 다를 것이다.

오늘은 그러한 범주의 주제 중'3대 바이올린 협주곡은 무엇일까?'라는 주제로 단순한 가십거리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바이올린 협주곡이란 장르는 대부분의 작곡가들이 통상적으로 두곡 이상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남겨 놓고 있다.

그러나 이들 중 너무나 인색하게 단 한 개의 작품만을 남긴 작곡가들이 있다.

베토벤, 멘델스존, 브람스, 차이코프스키가 그들인데, 공교롭게도 이 들의 작품들이 당연 바이올린 협주곡의 정석이라 일컬어지는 3대 명작의 후보군이다.


문제는 손댈 것 없는 이들 작품을 3대 바이올린 협주곡이라는 구색에 맞추기 위해, 한 명을 탈락시켜야 한다는 점이다.


먼저, 선두주자 베토벤의 D장조 협주곡에 대해서는 압도적인 지지에 누구나 이견이 없다.


베토벤 특유의 웅장하면서도 논리 정연하게 전개되는 1악장과 교향곡 7번의 2악장의 멜로디를 변형시킨 듯해 초심자들을 상당기간 헷갈리게 만드는 2악장, 처음 들어봐도 이건 베토벤이라고 단정 짓게 만드는 3악장... 그야말로 완벽한 곡이다.

베토벤의 협주곡을 아담이라 칭한다면 이브라 불리는 다음 주자 멘델스존도 상당한 지지층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표를 확보, 2인자 자리를 확고히 지키고 있다.

음악가 치고는 보기 드물게 부유한 집안 환경의 영향으로 멘델스존의 협주곡은 섬세하면서도 화려하며 낙천적인 성향을 보여준다.

대부분의 협주곡은 오케스트라의 장황한 주제 제시에 이어 빼꼼히 얼굴을 내미는 바이올린 독주 부분의 전개라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멘델스존은 1 소절의 현악 분산음에 이어 곧바로 애절한 바이올린 선율이 흐르게 하고 전 3악장에 걸쳐서 사연 많은 아름다운 선율을 쉼 없이 연주하게 하는 독특한 점이 있다.


각자의 선율과 감정이 뒤섞인 두곡은 그야말로 바이올린을 배우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거쳐야 할 기념비적인 명작이라 할만하겠다.



문제는 마지막 한자리다. 이 자리에 대해 브람스와 차이코프스키 지지자들은 치열하게 경합을 벌인다.

브람스는 처음 막스 브루흐의 협주곡을 접한 계기로 "저 정도의 곡이라면 나도.." 하고 자신 만만하게 스코어를 써가기 시작했다 한다.

곡의 구상도 파격적으로 4악장의 형식을 선택해 작곡을 진행했으나 결국은 의욕만 앞세웠지 협주곡의 전통양식을 택하게 된다.

브람스가 특유의 우수에 찬 멜로디와 언제나 중용하는 말 많은 현악 부분에도 불구하고 많은 지지층을 얻고 있는 반면, 차이코프스키는 협주곡 초연 당시 감당하기 힘든 혹평을 동반한 대 실패를 경험했다.

강렬한 슬라브적인 요소가 지나치게 많고 유감없이 발휘된 오케스트레이션이 당시의 청중들에게는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으로 작용했기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바이올린에 대해서는 잘 이해하지 못했기에 연주할 바이올리니스트를 찾기도 어려웠다.


이 때문에 과거 대체적인 추세는 차이코프스키의 판정패로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


그러나 오늘날 브람스와 차이코프스키 중 누구의 손을 함부로 들 수 있을까? 두 작곡가는 탁월한 솜씨로 훌륭한 곡을 빚어냈고 많은 청중들이 그들을 사랑하고 있다.


더군다나 차이코프스키의 협주곡은 바흐 모차르트 곡에 이어 전공생의 기본기로 일컬어질 정도로 중요한 곡이 되었다.


개인적으로도 차이코프스키의 협주곡을 가장 늦게 접했지만 다른 어떠한 곡보다도 3대에 넣고 싶은 바람이 있다

출처 : pixabay


그러나 서두에 언급했듯이 지금까지의 이러한 논의는 단순히 재미로 봤으면 좋겠다. 듣는 이에 따라서는 브루흐의 협주곡이, 사뮤엘 바버의 그것이 또는 벨라 바르톡의 곡이 더 좋게 들릴 수도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나 역시 최근에는 과거 3대 바이올린 협주곡, 4대 피아노 협주곡 등만을 찾아 듣다 놓친, 차이코프스키의 곡을 들으며 행복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독자분들은 다분히 주관적인 선입견으로 곡의 가치를 먼저 정해 삶을 행복으로 가득하게 해주는 명곡을 놓치고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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