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곡 : 벤저민 브리튼의 '전쟁 레퀴엠'
레퀴엠은 원래 장례를 위한 가톨릭의 의식 즉, 죽은 자를 위한 미사를 가리키는 말이다.
이러한 레퀴엠은 16세기 빅토리아 등의 레퀴엠을 필두로 고전주의 시대에 이르러 모차르트에 의해 예술적 음악으로 승화되면서 죽은 사람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한 미사 음악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우리말로 진혼곡이라고 번역되는 이러한 음악 형태는 유래부터 죽은 자를 위한 음악이라는 성격을 가지고 있어서 이기도 하지만, 듣는 이의 애통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며 가슴을 파고드는 장중함이 망자로 인해 슬퍼하는 이들의 마음을 잘 어루만져 준다.
레퀴엠의 슬픈 매력은 국내 음악 애호가들의 레퀴엠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면서, 망자의 영혼을 위로하고자 하는 뜻에서 레퀴엠을 헌정하는 이들도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
그렇다면 가장 일반적인 레퀴엠은 무엇일까?
출처 : wikimedia commons
대부분의 사람들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1756~1791)의 레퀴엠을 떠올릴 것이다. 이 작품은 그야말로 레퀴엠의 대명사라 해도 부족함 없는 절대적 지위에 있다.
더군다나 이 곡 상당 부분을 작곡가 자신이 미완성인 채로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이블러, 쥐스마이어 같은 모차르트 제자들의 손을 전전하는 곡절 끝에 세상에 빛을 보아 더욱 뜻깊은 곡이다.
이외에도 프랑스 작곡가 가브리엘 포레(Fauré Gabriel Urbain, 1845~1924), 이탈리아 작곡가 일데브란도 피 제티(IlDebrando Pizzeti, 1880~1968), 프랑스 태생의 오르가니스트 겸 작곡가인 모리스 뒤뤼플레(Moris Durufle, 1902~1986) 등의 작품들이 걸작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편, 일반적 레퀴엠 이외에 다른 형태로는 가톨릭의 전형적인 미사 형태에 변화를 준 레퀴엠 곡들이 대중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이중 명곡의 반열에 오른 음악으로는, 요하네스 브람스(Johannes Brahms, 1833~1897)의 독일 레퀴엠과 영국 현대음악의 기수 벤자민 브리튼(Britten, Edward Benjamin, 1913~1976)의 전쟁 레퀴엠 등이 그러하다.
브람스의 독일 레퀴엠은 수많은 레퀴엠의 장르 중 독일말로 쓰인 유일한 레퀴엠이다. 대부분의 레퀴엠이 라틴어로 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해 보면 브람스의 '도이치 레퀴엠'은 독일어로 번역된 성서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이 특색이다.
그리고 오늘 소개하고 싶은 또 한 곡.
브리튼의 전쟁 레퀴엠은 전쟁에서 희생된 사람들을 애도하면서 세계평화를 간구하는 인간의 염원을 담고 있는 곡이다.
출처 : flickr
이 작품은 작곡가 자신이 경험한 2차 세계대전의 참담한 실상을 바탕으로 인류를 향해 전쟁에 대한 경고를 노래한 곡이기도 하다. 어쩌면 아직도 전쟁에 폐해로 신음하는 우리나라에 다른 레퀴엠에 비하여 더 뜻깊은 곡이라 본다.
많은 사람들이 뉴스에서 보았겠지만 어제는 4.3 사건이 73주년을 맞은 날이다.
오늘은 잠들기 전에 브리튼의 전쟁 레퀴엠을 통하여, 희생되신 무고한 분들에게 레퀴엠을 바치며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비는 밤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