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전 글에서 습관을 바라보는 중요한 2가지 통찰에 대해 글을 썼습니다. 만약 이전 글을 읽지 못하였다면, 이전 글을 한번 읽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전 글을 읽지 않아도 크게 무리는 없지만, 이 글은 앞선 글을 읽었다는 전제하에 작성되었습니다.
https://brunch.co.kr/@rkdalsgur032/1
습관을 형성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자제력으로 매 순간마다 이 악물고 자신의 나태함을 이겨내는 것일까? 나의 이전 글을 읽은 독자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것이다. 자제력은 소모품이기 때문에 매 순간 자제력과의 싸움은 나를 서서히 지치게 한다.
습관은 무의식에 의해 행해지며, 하나의 시스템이다. 시스템은 마치 톱니바퀴가 맞물리듯 자연스레 매 순간의 참견 없이도 물 흐르듯 진행되어야 한다. 습관은 시스템이기 때문에, 습관 형성의 핵심은 상황의 재구성을 통해, 자신을 '그 일을 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 속에 집어넣어야 한다는 것이다.
웬디 우드의 HABIT에서는 습관 형성을 위한 상황 설계를 강력히 주장하며, 실전적 지침을 제시한다. 그렇담 바로 그 지침들을 살펴보자!
1. 나를 중심으로 상황을 재배열하라!
금연을 실패하는 사람들은 각자의 이유가 있겠지만, 주변 상황에 영향을 받아 실패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일례로는 친구들, 직장 동료 등이 흡연을 하기 때문에, 같이 있다 보면 금연을 결심했다가도 몇 번까지는 버티다가, 결국 며칠 전에 다시는 보지 말자며 쓰레기 통에 내던진 담뱃갑이 손에 다시 장전되어있다. 흡연자라면 한 번쯤 해봤을 경험이다.
우리는 그들을 보며 자제력이 부족하다거나 의지가 약하다고 이야기한다. 그들 본인들조차도 그렇게 이야기한다. 그런데 그들의 금연 실패가 과연 의지와 자제력의 탓으로만 돌리는 것이 맞는 것일까?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인간의 자제력은 쉽게 무너진다. 우리는 그것을 인지하고 자제력이 필요한 순간들을 최소화시켜야 한다.
금연이 습관이 될 때까지는, 흡연자 친구들이나 직장동료들과 흡연을 할 기회를 최소화시켜야 한다. 아침에 편의점에 음료수를 사러가는 습관조차도 담배 구매 욕구를 유발하기 좋은 환경이기 때문에, 자판기를 통해 음료수를 구입하거나 택배를 통해 집에 음료수를 넣어두고, 생과일주스를 파는 카페에서 음료를 구입하는 등 음료를 구매할 다른 방안을 찾아야 한다. 그렇게 자신의 환경을 담배에 노출되지 않도록 설계함으로써, 자신의 자제력이 닳아 없어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다시 말하지만 자제력은 소모품이다. 하루에 2-3번쯤이야 자신의 건강을 위해 목표를 위해 자제력을 발휘할 수 있다. 그러나 나쁜 습관에 노출이 되는 상황이 반복되면, 자제력은 바닥나게 되고, 결국 자신의 결심은 무너진다.
습관의 가장 강력한 무기인 ‘중독’에 자꾸만 맞서려 하지 마라. 자신의 습관이 발현되는 상황을 파악하고, 그 상황들을 회피해라. 상황의 힘을 무시하지 마라. 자신의 의지력과 자제력이 상황의 영향력을 이길 수 있을 만큼 강하다고 맹신하지도 마라. 모든 변화는 자기 자신의 문제를 인식하고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한다.
2. 적절한 곳에 마찰력을 배치하라!
마찰력은 우리의 행동의 추진과 억제 사이에 존재하는 힘이다. 마찰력을 제거하거나 마찰력을 발생시킴으로써 습관을 형성하거나 제거할 수 있다. 마찰력이 발생하면 행동 간에 의식적인 고민을 만든다. 아침에 알람이 울리자마자 바로 일어나는 행위 자체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큰 마찰력을 형성하지만, 한번 일어나고 나서부터는 씻고 움직이는데 큰 노력의 개입 없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이해하면 쉽다.
습관을 형성하려 할 때, 마찰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자신의 동선을 설계하라. 알람이 울리는 휴대폰이 자신의 손이 쉽게 닿을 수 있는 곳에 있는 것보다는 몸을 일으켜 몇 걸음 걸어야 하는 동선이라면, 수돗물을 틀기까지 존재했던 마찰력의 많은 부분이 제거되는 것이다.
반대로 마찰력을 발생시킬 수도 있다. 스마트폰을 이유도 없이 자주 확인하는 습관이 있다면, 자주 사용하는 앱을 들어가는 데까지 많은 터치가 필요하도록, 스마트폰 화면 잠금을 해제하는데 이전보다 많은 입력이 필요하도록 자신을 설계하라. 이는 마찰력을 증가시키고, 스마트폰 사용을 줄여줄 수 있다.
위 사례들은 아주 작은 예시이고, 마찰력이라는 것의 개념을 알고 이용하면 필요에 따라 자신의 의식을 깨우지 않고, 또는 반대로 의식을 깨워 자신을 통제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마찰력만으로 습관을 형성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습관의 형성 및 지속에 있어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3. 나만의 신호를 발견하라!
습관을 '유발'하는 우리의 상황 신호를 파악하라. 상황 신호를 적절히 이용하면, 무의식 속에서 행동하는 일들을 쉽게 설계할 수 있다.
상황 신호를 이용하는데 가장 도움이 되는 방법은 ‘덮어쓰기‘이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습관 뒤에 자신이 추가하고자 하는 행위를 더해라. 이는 기존의 습관이 새로운 습관의 상황 신호로 작용하여 반복을 돕는다. 주의해야 할 점은 두 행위가 연관성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아침에 물 한잔을 먹는 습관이 있다면, 물컵 옆에 영양제를 두는 것으로 행위의 연관성이 발생한다. 이 상황에서는 물을 마시는 습관이 상황 신호가 되어, 약을 매일 복용하는 습관을 형성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연관성이 없는 행위에 대한 덮어쓰기는 거의 의미가 없다. 예시로 퇴근 후 집에 돌아오면 내일 입을 옷을 꺼내 두는 습관이 있는 사람이 옷을 꺼내 두고 난 후 책을 30분 읽는 습관을 들이기는 어렵다. 상황 신호로 사용할 기존의 습관은, 형성하려는 새로운 습관과 연관성을 가지도록 설계해야, 상황 신호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덮어쓰기와 유사하지만 다른 형태의 방법은 ‘바꿔치기’이다. 말 그대로 현재 가지고 있는 습관을 다른 새로운 습관으로 바꾸는 것이다. 잠에서 깨어 목이 마른 상태에서 탄산음료를 마시는 사람은 그 자리에 물로 대체하여 습관을 형성할 수 있다. 이는 현재 급한 갈증을 해소하겠다는 욕구를 해소하는 대체재를 물로 바꿔치기한 것이다.
여기서 포인트는 욕구를 해소하는 대체재라는 것이다. 만약 매일 잠들기 전 게임을 하던 사람이 이를 책을 읽는 습관으로 대체하는 것은 바꿔치기의 개념을 잘못 이해한 것이다. 단순히 기존의 습관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습관이 추구하던 욕구를 비슷한 수준으로 해소할 수 있는 행위로만 바꿔치기가 가능하다.
자기 전 게임을 하는 습관의 욕구는 저마다 다르겠지만 게임을 통해 희열을 느끼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책을 통해 희열을 느끼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그런 사람이라면 굳이 책을 읽는 것을 습관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기도 전에 이미 습관일 것이다) 게임의 대체재로 책은 적합하지 않다. 항상 자신의 습관, 즉 신호가 바라는 보상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바꿔치기’ 전략을 사용해야 한다.
4. 행동과 보상을 긴밀하게 연결하라!
깊게 뿌리 깊게 박힌 습관들은 보상이 없어도 지속된다. 그러나 그조차도 사소한 보상도 없다면 언젠가는 잃을 수도 있다.
보상에는 크게 내재 보상과 외부 보상이 있다. 그 둘이 적절히 주어진 행동들은 습관으로 형성되기에 한편 수월해진다.
내재 보상은 예시로, 자신이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힘들지만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자존감과 규칙적인 삶을 통한 삶의 질 향상에 있다. 내재 보상을 설계할 때는 자신에게 내재된 인류애, 더 나아지고 싶다는 욕망 등을 이용하라. 내재 보상은 우리의 지속성을 강화시켜주는 보상이다.
외부 보상의 가장 이해하기 쉬운 예는 다른 사람의 칭찬이다. 다른 사람의 칭찬은 불확실성을 가진다. 인간은 예상치 못한 보상을 얻는 상황에서 크고 작은 쾌락을 느낀다. 사실 도박 중독도 이 외부 보상 때문에 쉽게 형성된다. 습관 형성에 있어 즉각적인 외부 보상이 불확실성을 가진다면, 이는 우리에게 더 큰 즐거움을 준다. 물론 월급과 같은 외부 보상은 예상치 못한 상황에 놓이게 되었을 때 불안감을 느낀다. 하지만 새로운 습관 형성에 있어서 불확실성이 가져다주는 기대감과 행복은 초기 습관 형성 단계에서의 단기 지속성에 큰 영향을 끼친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행동과 보상의 연관성은 나쁜 습관에도 적용된다는 점이다. 매일매일 새로운 영상이 올라오는 유튜브와 넷플릭스를 침대 위에서 매일 보는 것은 초기에 즐거움이라는 큰 보상을 주었고, 딱히 영상에 흥미를 가지지 못하는 순간에도, 이미 습관으로 굳어진 우리의 손가락은 어플 속을 뒤적거리게 된다. 이처럼 보상이라는 것은 초기 습관 형성에 있어서 큰 힘을 가지기 때문에, 제대로 이해하고 다루어야 한다.
5. 마법이 시작될 때까지 반복하라!
위에서 습관 형성을 위한 많은 방법들과 이론에 대해 설명했다. 다시 한번 짚고 넘어가자면 습관은 결국 자신이 의식하지 않고 하는 행위이기에, 무의식 속에서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것이다. 어떤 습관을 만들고 싶다면, 지금까지의 지침들과 함께 새로운 습관을 설계하고, 무작정 반복해라. 나의 무의식 속에 녹아들어 나 자신 그 자체 될 때까지.
우리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에 대해 동의하고, 의지도 있으면서, 막상 실행하고 나서는 ‘내가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오늘 하루 정도는 안 해도 되지 않을까?’와 같은 ‘의식적인’ 생각을 한다. 하지만 이런 의식적인 생각조차 들지 않을 정도의 무의식으로 진입할 때, 그제야 습관이라고 말할 수 있다.
습관 형성은 반복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은 ‘반복만이’ 자신을 탁월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좋은 습관의 반복은 탁월함의 필요조건이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라는 점. 항상 반복 그 이상의 것을 추구해라. 좋은 습관들은 밑거름이 되는 것이고 우리는 밑거름 속에서 꽃을 피우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 물론 밑거름조차 만들지 못한다면 꽃을 피울 기회조차 없다.
무의식을 돌아보는 의식을 깨워라!
습관을 형성하는 5가지 지침을 소개했다. 이 글을 통해 나의 독자들이 새로운 습관을 만들 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습관 형성 후 주의해야 하는 한 가지를 말하고 글을 마친다.
더 나은 것을 추구하는 것이 항상 옳다고는 할 수 없다. 오히려 지금도 나쁘지는 않은데도 불구하고, 너무 오래된 습관을 개선하는 것은 리스크를 가진다. 하지만 그럼에도 꾸준한 개선은 필요하다. 습관도 마찬가지이다. 무의식을 강조했던 것의 본질은 ‘의식적인 행동에 더 큰 에너지를 쏟기 위해서’이다. 습관을 실행하는 것은 무의식이지만, 되돌아보고 더 업그레이드시키는 것은 의식이다. 항상 의식이 움직일 여유를 만들자.
우리는 어쨌든 높은 수준의 의식을 가지고 살아가는 생명체이며, 우리는 발전할 수 있는 잠재성이 매우 크다. 한 번씩은 의식의 영역에서 무의식을 돌아보자. 모든 것은 낡고 인간은 발전하는 존재니까. 간헐적 습관 단절은 우리에게 새로운 자신을 보여준다. 평소와 다른 방식으로 하루를 살아보는 것도 새롭고 창의적인 습관 형성에 도움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