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는 연결되어 있다.
요즘 그것을 강하게 느낀다.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는 어딜 가든 동선이 남고, 그곳에서 그와 접촉한 이들은 확진자가 된다.
내가 자가 격리를 안하면
다른 수많은 이가 대신하고,
확진자, 완치자, 사망자 수는 높아져만 간다.
한 사람이 그토록 큰 영향력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을 이렇게 정확하게 인식했던 적이 있을까?
사회에서 타인과 접촉하지 않으면서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이렇게 뼈저리게 느꼈던 적이 있을까?
우리 삶은 연결되어 있다.
바이러스가 흉흉했던 첫 주 얼마간은
집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나도 그랬고, 우리 건물에 사는 사람들 모두 그랬다. 많은 자영업자들도 그랬다.
확진자가 다녀 간 곳은 폐쇄하는 판이니,
내 손님 중에 확진자가 있을지 모를 일 아닌가.
앞으로 또 오지 말란 법이 없으니
먼저 닫는 게 낫겠다 싶었을 것이다.
그토록 기다렸던 손님들이 두렵기도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도 하루 이틀이다.
수입이 줄고, 한숨이 는다.
용기 있게 장사를 지속하는 이들도 있다.
누군가는 혼란을 틈타 장사를 시작한다.
누군가의 불황이 누군가의 호황이다.
그들의 삶 또한 타인의 죽음과 연결되어 있다. 죽음의 그늘이 깊어질수록
그들의 장사는 활기를 띄며,
사람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두려움을
겨우 마스크 한 장에 의존한다.
양심을 지키려는 이들이 더 많지만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이들도 있다.
이 와중에 목숨을 걸고 대구로 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 사람들의 삶은 사랑과 연결이 되어 있고,
타인의 생명과 연결되어 있다.
어떤 불편함도 불편해하지 않고,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와 싸우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를 지켜가는 이들은
모든 눈에 보이는 감동을 일으키고
그것은 다시 보이지 않던 용기를 가지게 만들며,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를 이겨내도록 만든다.
모든 별은 연결되어 있다.
우리 모두의 사랑은
다른 사람들의 삶과 연결되어 있다.
지금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지 못하는 것도 다른 사람의 삶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나는 다만 연인을 못 보고 있을 뿐이지만,
다른 사람들은 삶이 무너져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의 일상이 무너졌고
누군가는 일생이 무너졌다.
처음 보는 이 사태에 다들 놀라 어안이 벙벙하다. 아이들은 놀이터를 끊고, 어른들은 모임을 끊었다. 학생들은 졸업을 못하고, 입학을 못한다.
모든 일정은 뒤로 밀려간다. 그저 뒤로.
언제 사라질지 모를 바이러스가 사라지는 그날로 모든 스케줄이 맞춰진다.
우리는 이 혼란 속에 살아가야 한다.
누구의 말대로 바이러스는 퍼져나갈 것이고, 면역력은 다시 높아지게 될 것이다.
높이 솟은 이 파도를 우리는 넘어야 한다.
두렵다고 자꾸 뒤로 물러서도 소용없다.
파도는 계속 밀려드니까.
파도를 잘 넘을 수 있는 방법을
이제는 정말 생각해야 한다.
아프지 않고, 죽지 않으려 도망칠 것이 아니라,
잘 살아가고 잘 죽어가기 위해 맞서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