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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광호 May 30. 2020

<유럽의 죽음> 중

커피트가 말한 것처럼 <현대 서구의 세속적 세계 자체가 기독교의 창조물>일지 모른다. 이런 관념을 종종 기쁘게 거부한 시기가 지난 뒤, 최근 연간에는 상당히 많은 수의 철학자와 역사학자들이 이 생각을 받아들이는 쪽으로 돌아섰다. 만약 그렇다면 이런 사실에 담긴 함의는 여전히 매우 불온하다. 전후(2차 대전을 말한다)의 ‘인권 문화’는 스스로 강력히 주장할 뿐만 아니라 신봉자들에 의해 마치 신앙처럼 이야기되며, 그 자체가 기독교적 양심의 세속적 형태를 실행하려는 시도다. 이 문화가 특별히 성공적일 수 있다. 하지만 이 문화는 정신적 지주를 확신하지 못하기 때문에 스스로에게 불편할 수밖에 없는 종교다. 이 문화의 언어에서 이런 점이 드러난다. 인권의 언어가 점점 원대해지고 자기주장이 점점 강해질수록 이 체제가 바라는 바를 행할 수 없는 무능력이 모든 사람에게 분명하게 드러난다.     


-더글러스 머리 <유럽의 죽음>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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