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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광호 Sep 04. 2020

<팡세> 중

말은 잘하면서, 글은 잘 못 쓰는 사람들이 있다. 이는 장소나 청중이 그들을 흥분시켜, 그런 흥분이 없을 때는 참고 하지 않던 말을, 흥분 때문에 훨씬 많이 하게 되기 때문이다. 


너무 빨리 읽거나, 너무 느리게 읽으면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한다.


현재 맛보고 있는 쾌락을 거짓된 것으로 생각하고, 아직 맛보지 못한 쾌락의 공허함을 느끼지 못하는데서 마음의 동요가 일어난다. 


인간은 쉽게 믿으면서도 의심이 많고, 소심하면서도 대담한 천성을 타고났다.


아름다운 행동은 세상 밖으로 나타나지 않을 때 제일 존경할 만하다.


우리는 어리석게도 자신의 것이 아닌 시간 속을 방황하며, 자신의 것인 유일한 시간(현재)은 염두에 두지도 않는다. 그리고 우리는 공허하여 현재 있지 않는 시간을 생각하며, 현존하는 유일한 시간을 목적 없이 허비해 버린다. 이것은 현재가 대개 우리를 괴롭히기 때문이다. 만약 그것이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이라면 현재의 시간이 사라져 가는 것을 보고 아쉬워할 것이다. 우리는 미래를 가지고 현재를 지키려고 애쓰며, 우리가 도달할 수 있다는 보장도 없는 시간을 위해  힘들여 일을 준비하려고 한다. 


각자 자신의 생각을 검토해 보라. 그러면 과거와 미래가 자신의 생각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우리는 거의 현재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다. 가끔 생각할 때가 있다면, 그것은 미래를 위한 우리의 계획에 어떠한 빛을 줄 것인가를 알아보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결코 현재는 우리의 목적이 아니다. 현재와 과거는 우리의 수단이고 미래만이 우리의 목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 우리는 살고 있는 게 아니라 살기를 원하고 있는 것이다.


-블레즈 파스칼 <팡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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