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류광호 Dec 05. 2018

창문 없는 방_1

1    


“내가 왜 여기에 서있지?”


그곳은 7, 8층쯤 되어 보이는 건물의 옥상 끝 난간이었다. 어딘가 눈에 익은 데가 있는 옥상의 난간. 난간에 몸을 기댄 채로 밑을 내려다보자 현기증이 났다. 갑자기 빨리 그 곳을 뜨고 싶어졌다. 


그때 웬 작은 딱정벌레 한 마리가 그에게로 날아왔다. 어딘지 기분 나쁘게 생긴 검은 벌레였다. 


“이건 또 뭐야? 저리 꺼져!”


그렇게 외치며 손을 내젖자 그것은 저만큼 날아 도망쳤다. 그러나 다음 순간 그것은 다시 그에게로 날아왔다. 빠르게. 공격적으로. 


“젠장!”


그렇게 외치며 몸을 피한 순간, 그는 자신이 난간 아래로 떨어지고 있음을 느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살짝 몸을 피했을 뿐인데. 거기다 난간이 있었잖아! 허리 높이는 오는 난간이!’


빠르게 추락하는 것을 느끼며 그는 두 다리를 있는 힘껏 쭉 뻗었다. 그 순간 깨달았다. 자신이 지금 꿈을 꾸고 있다는 걸. 


그랬다. 그건 꿈이었다. 그는 그것이 꿈이라는 걸 분명히 의식했다. 그리고 그 꿈에서 깨어나길 원했다. 그러나 공포와 전율의 추락은 계속되었다. 끝나지 않을 것처럼.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처럼.    

작가의 이전글 싱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