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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광호 Jan 13. 2019

소설이라는 예술_10










책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책, 그리고 또 그런 책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책 수백만 권 중에서 10분의 9는 없어도 됩니다. 사람들이 근원적인 충격으로, 위대한 날갯짓과 눈부신 섬광으로 돌아가서 위대한 텍스트나 새로운 예술적 경험에 직접 부딪히게 만들 수만 있다면 말입니다.


물론 뛰어난 비평과 주해, 해설도 존재합니다. 우리의 지적 삶을 갉아먹고 또 갉아먹는 당황스러운 기생적 존재에 대해서 생각해 보라는 뜻으로 약간 과장했을 뿐입니다. 이제 거의 우스울 지경이에요. 수준 떨어지는 논문 산업, 살아남아서 어떻게든 직업을 구하기 위해서 이용하는 삼류 학술 출판 산업이 되었지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엉엉 울까요? 깔깔 웃을까요? 둘 다 할까요? 시인 존 키츠의 천재성에 대한 600번째 올해의 책―네, 네, 키츠는 천재적이었습니다―이라니요. 우리는 얼마 전부터 이러한 상황에 의구심을 느껴왔습니다. 

문학을 분석과 설명의 구실, 그 작품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독백의 구실로 여기는 것은 정신이 나가서 본말을 전도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비잔틴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알렉산드리아 시대라고도 하는데, 위대한 시와 희곡에서 에너지가 빠져나가고 학자, 사서, 비평가들이 의기양양하게 주도하던 옛 시대를 말하지요. …… 분석 교육으로 인해서 문학의 중요성을 깨닫는 사람보다 문학에서 등을 돌리는 사람이 훨씬 더 많아졌습니다.

-조지 스타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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