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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나다 Oct 06. 2016

미완성

- 씀, 2016년 10월 5일 밤

3년 전 쯤, 그러니까 대학교 졸업반이었던 때, 문득 1인 개발에 도전해보고 싶었다.

기존에 배워봤던 언어는 C++이었고, 안드로이드 환경에는 JAVA를 배우는 것이 좋다길래 JAVA를 배울 수 있는 책을 샀다.

전화번호부만큼 무거운 그 책에는 친절하게 JAVA 개발 환경을 구축(거창해보이는 말이지만 특정 사이트에 들어가서 몇 개 다운받고 컴퓨터 설정을 고치는 일이었다.)하는 법부터 따라할 수 있도록 자세히 나와있었다. 그 프로그램을 왜 설치해야하는지까지 확실히 배웠고, 성공적으로 나 자신이 프로그래머가 될 수 있는 기본을 갖출 수 있었다.

나는 무척 고무되어 주변 친구들에게 뽐내듯 말했다. 요즘 프로그래밍을 책으로 독학하고 있으며, 이제 첫걸음이지만 내 컴퓨터엔 프로그래밍 툴이 깔려있다고. 대부분 바쁜 졸업반 학생들이라 큰 관심은 없었지만 다들 좋은 친구들이기에 의식적인 반응을 보여주었고 나는 아쉬웠지만 그것으로 충분히 만족했다.


이제 개발을 하려고 했는데 책에는 무엇을 만들어야 하는지 나와있지 않았다. 나는 어떤 것을 개발할지도 생각하지 않고 설쳐댔던 것이다. 1인 개발의 꿈을 끝맺지 못한 것은 프로그래밍이 어려워서도, 책이 돌덩이처럼 무거워서도, 친구들의 뜨뜻미지근한 반응때문도 아닌 명확하게 개발할 프로그램을 결정하지 못한 대책없는 나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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