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을 앞둔 대기업 과장 이야기

#8. 엎드려 겸손해야 하는 때는 따로 있다

by 행복한지니

입사 후 몇 년쯤 지난 뒤의 일화인데

업무상 너무 입에 붙은 탓에


어떤 입장이나 상황이 되어도

죄송하다, 고맙다를 연신 시전하곤 했다.


가족이나 친한 친구 사이에서

빈번한 미안하다, 감사하다는 미덕이지만


굽히지 않아도 될 모든 순간에

스스로 낮은 위치에 서는 언행은


딱히 나에게 유리하지 않다는 걸

겪어보고서야 알게 되었다.


상대가 고마워해야 할 순간에

내가 감사하다는 말을 앞세우니

좋은 의도나 고생한 시간들이 퇴색되었고


일은 해 놓고 수고를 인정받지 못해

은근한 회의감도 들었다.


세월이 지난 지금

감사하다, 죄송하다, 미안하다, 고맙다를

여전히 평균보다 자주 하는 것은 맞지만


일부러 참고 뱉지 않을 때도 많다.


비지니스 세계에서는

목소리나 태도의 품위는 유지하되


나의 give 와 너의 take 를

표현상으로도 구분하지 않으면


빛 좋은 개살구가 되기 십상이다.

아니, 심지어 나만 도태될 수도 있다.


벌어 먹고 살기 위해 일하는 이라면

거의 대부분 공감할거라 생각한다.


그럼에도 마음 한 켠엔

Just give 로도 괜찮은 몸과 마음과 금전의 여유를

가질 수 있길 소망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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