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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리별 Jul 09. 2023

승진의 굴레 3_낙향


"A부서로 갈래, 여기 있을래"


직무를 바꾸라고 했다.


다음에라도 승진을 하려면

그게 유리하지 않겠냐는 뉘앙스였지만


결국 선택은 니가 하는 거라며

책임을 넘기는 주도면밀함은 놓치지 않았다.



부하직원에게만 좋은 일 하는 상사가

어디 그리 많이 있던가?(있긴 하던가?)


분명 의도가 있는 제안이었고

눈치 빠른 나는 의도를 알고 있었다.


누군가의 계산된 계획이었고

거절할 명분이 없는 나는


명령 받아들였다.




이전 담당이었던 A직무로의 이동은

낙향이라는 단어를 연상시켰다.


표면적인 직무이동 뒤엔

몇 개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었을 테고


어쩌면 그 희생자가

승진 못한 내가 되어야 했다.


회사에서 쓰기에

승진이란 딱 좋은 명목 아닌가.




A 직무는 성과가 기록으로 남는 곳

현재 직무는 내 적성에 더 잘 맞는 곳


현실이 이런데 누가 도대체


좋아하는 일을 하면

성공한다고 얘기했을까.


현실은 입김 좋은 자들의

몇 마디에 움직이는 '인사'인걸

지난 10년간 많이도 봐 왔건만


나는 왜 직무이동까지 해야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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