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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리별 Nov 10. 2023

은행원의 퇴근일지 12. 저출산 시대의 고민



2024년 신상품

신생아 특례대출.


아이를 새로 낳으면

집 살때 담보대출 이율을

남들보나 낮게 쓰게 해준다는데


원래 안 낳았을 사람들이

이 대출을 위해 임신을 한다면


보육료 올려주는 정책이

이미 효과를 발휘했으리라.


저출산 극복 신상품은

은행 자체적으로도 있는데


(12개월 내 임신, 출산 예정이라면)

특판이지만 무려 9% 이자율로

가입이 가능하다고 한다.


휴우.



이번 주는 4살 아이의

유치원 지원 발표 날이었다.


집 근처 우선순위로 지원한 2곳은

모두 탈락, 탈락.


일반모집에 넣어야 하는데

이미 우선모집으로 정원이 다 차서


유치원들마다 남은 TO는

1~3자리 정도 뿐이란다.


그렇다고 집에서 먼 곳으로

유치원을 보낼 수도 없고


늦게 시작하고 일찍 끝나버리는

병설유치원을 보낼 수도 없고


월 150만 원은 족히 들어갈

영어유치원을 보낼 상황도 아닌데


회사에 매인 엄마로써

온 몸이 갑갑한 심정이었다.



하나 있는 아이

유치원 보내기도 이렇게 힘든데


적금 5% 더 받는 것이나

대출금리 1% 떨어지는 것이

과연 현실을 살핀 대책이 맞는 걸까?


꼴랑 1년 뿐인 육아기 단축근무도

회사의 요청으로 일찍 끝내야 했고


임신시 조기퇴근 가능한 정책도

남들에게 피해를 주니 쓰지 못했다.


아침 8시부터 저녁 7시까지

11시간을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며


2년간 죽을똥 쌀똥 버텼더니

유치원이라는 또 다른 고비가 다.


결국 퇴직만이...답인가?



솔직히 이 일이 너무 좋아서

커리어가 너무 소중해서

버티는 건 아니다.


먹고 살고 조금 저축도 해 노후를 대비하며

매달 나가는 대출 이자를 내려니

월급이 필요해서지.


돈도 벌고

아이도 키우고 싶은데

어느 순간 선택을 강요받는 느낌이다.


하나는 포기하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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