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도 은행에서는
부고장이 날아온다.
가장 마음이 좋지 않은 것은
직원 본인상이 뜨는 경우다.
길게 다닌다지만
그래도 30~50대가 메인인
은행의 임직원들이기에
99%의 본인상은
일하던 중 병을 얻어
휴직을 하던 중 일어난다.
모든 직업이
다 스트레스의 결과로
돈과 권한을 받는 것이겠지만
본인상이 뜰때면
이 일의 리스크에 대해
다시금 떠올리게 된다.
남들보다 위로 가려면
술을 잘 마셔야 하고
정치도 잘 해야 하고
그게 아니라면
연줄이 있어야 하는데
굳이 위로위로가 아닌
오늘 하루 무탈히 자세로
지내는 것과 비교해
무엇이 나은가?
지난 주말의 부고장을 통해
승진이나 고객의 민원에 대해
보다 초연해질 필요가 있음을
스스로에게 설득하기 수월해졌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회사 역시 그러할 것이지만
부고가 날아들기 전까지,
아파 앓는 이들 앞에
회사가 얼마나 냉정한지는
우리 모두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나 자신,
아프지 말고 행복하자.
모두 아프지 말고, 행복하세요.
우리는 그럴 자격이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