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그런 날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UNI May 25. 2020

해가 지는 시간


하루에 한 번씩은 꼭 찾아오는 일몰 시간인데,

그 순간이 너무 아까워

어디로든 카메라를 들고 높은 곳으로 올라간다.

커피 한 잔 마신다는 핑계를 대고서


그 시간만큼은 현실과 동 떨어진 것처럼

아무 생각 없이 하늘만 바라본다


오늘은 어떤 구름이 어떤 빛과 만났는지

붉은색은 어제보다 옅어졌는지 짙어졌는지

찬찬히 구석구석 들여다본다.


신기하게도,

늘 그 자리에 있는 똑같은 하늘인데

한 번도 같은 얼굴을 한 적이 없다.


내가 이토록 자세히 하늘을 보는 것처럼

누군가 나를 바라봐준다면,

나의 변화를 조금은 알아채지 않을까


나도 눈에 띄는 변화는 아니지만

아주 조금씩 매일 달라지고 있었다.


마음도 시시각각 변한다.

차가울 때도 있었고, 뜨거울 때도

때론 캄캄할 때도 있었다.


하늘이 변하는 것처럼

어제와 오늘의 하늘이 같지 않은 것처럼 

매거진의 이전글 당신은 몇 살 때의 일까지 기억하나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