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흥해, 그 날
1
고요한 들녘에
생전 처음 보는 별
여기도 별이 뜨려나
오늘은 별을 보려나
한평생 흥해만 나부댄 생선장수 최할매가
녹슨 식칼을 꺼낸다
고등어는 꼬리를 잘라야 한다고
꼬리를 끊어야 내가 산다고
그거 모아 어데씁니까
수십번 물어도 말이 없던 최할매
대가리 몸뚱아리 다 던지고
일어날 생각을 않는다
2
오십 평생 내 집은 처음이라
칠포까지 뛰다니던 세탁소 김씨가
멀쩡한 지붕을 때린다
망치질 한 번에 바다 한 번 슬쩍
망치질 두 번에 눈물 한 번 슬쩍
새 집이야 스러지던 말던
이걸 부숴야 내가 산다고
깻가루 될 때까지 부수곤
먼지 터에 누워 일어날 생각을 않는다
참나 별일이네
뭔일이오 이게 대체
오늘 밤 흥해에
별이 억수로 많이 떴다
더 이상 묻지마라
살았으니 됐지
이만하면 됐지
나 죽을 때까지
별님 하나만 지켜주소
제발 좀 지켜주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