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건스(Bennigans)

브랜드의 '기억' 5편

by Anyfeel

외식문화의 아이콘


제가 꿈꿨던 어린 시절 소원 중 하나는 뷔페나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가족과 함께 맛있는 식사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중 뷔페는 애슐리, 자연별곡, 계절밥상 등이 대표적이었고, 패밀리 레스토랑은 아웃백도 있지만 베니건스가 정말 유명했습니다. 심지어, 베니건스는 저의 친형이 요리사로 근무했던 레스토랑으로 정말 자주 방문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매장이 점차 줄어들다가 2016년에는 사업이 정리되는 것을 봤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아쉽고 씁쓸했던 감정이 들었습니다.


좋은 기억이 많았던 장소가 지금은 추억이 되어 사진에만 남아있어 다시금 돌아보고자 선정한 브랜드입니다.


오늘 이야기 할 브랜드의 '기억' 5편은 베니건스(Bennigans)입니다.


1995년 대학로에 들어온 아일랜드식 레스토랑


베니건스는 당시 동양제과(현 오리온그룹)가 1995년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하면서 한국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대학로에 오픈된 베니건스는 미국 스타일의 외식당으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초창기 베니건스의 테마는 미국 주요 도시의 이름을 콘셉화 하였습니다. 코엑스점은 시애틀, 이대점은 뉴욕, 해운대점은 마이애미 등으로 미국 도시의 인테리어를 차용한 것이 특징이었습니다.


이 포인트는 다른 패밀리 레스토랑과의 차별점이었으며, 성공적인 브랜딩 방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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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외식업계에서는 좋은 포지션을 갖추고 높은 성과를 기록하였습니다. 업계 최단기 방문고객 100만 명 돌파, 최초 TV광고 방영, 최단기 매장 오픈 기록, 매장당 평균 매출 1위 등을 이루면서 2000년대 초반 패밀리 레스토랑 붐을 이끌었습니다.


베니건스의 메뉴


아웃백 하면 부시맨 브레드가 인기이듯, 베니건스는 몬테크리스토 샌드위치가 유명했습니다.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음식의 매력은 외식당의 중요한 가치로, 베니건스는 몬테크리스토 샌드위치를 통해 이를 어느정도 입증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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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건스는 특색있는 몬테크리스토 샌드위치뿐 아니라 다양한 미국식 패밀리 레스토랑 메뉴들을 제공하며, 음식의 온도와 맛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고객들에게 품질 있는 음식을 제공하려 노력했던 브랜드였습니다.


메뉴는 미국식, 멕시칸, 이탈리안 등 다양한 음식을 아우르며, 약 80여 가지의 다양한 음식과 150여 가지의 음료를 제공했습니다.


인기 메뉴로는 "베니건스 베스트 샘플러"가 있는데, 이 샘플러에는 버팔로 윙 치킨, 감자 요리인 포테이토 스킨, 프라이드 치즈 등이 포함되어 여러 가지 맛을 한 번에 즐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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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메뉴를 시도하고, 구성을 선보인 만큼 마케팅도 공격적이고 다양하게 진행되었습니다. 컨셉과 이벤트를 다채롭게 진행하며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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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당시 오리온의 마켓오 브랜드와 함께 '베니건스&마켓오'라는 형태로 운영되기도 하였습니다. 베니건스의 스테이크 메뉴를 강화함과 동시에 마켓오 브랜드를 추가해 경쟁력을 높이려 한 방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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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건스의 몰락


정말 인기가 많았던 베니건스 레스토랑의 몰락은 경영권의 악화로 인해 진행되었습니다.


2010년, 베니건스의 국내 경영권은 오리온 그룹에서 바른손게임즈로 넘어갔습니다.
바른손게임즈는 당시 외식업 경험이 전무한 게임업체였고, 부채 200억 원을 떠안는 조건으로 24억 원에 베니건스를 인수했습니다.


초기 8억 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이후 매년 70억 원에 가까운 적자를 내며 경영난이 심화되었습니다. 2014년부터는 지방 매장 철수가 본격화됐고, 2016년 마지막 매장이 문을 닫으면서 완전한 국내 철수가 이뤄졌습니다.


바른손게임즈는 외식업 경험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베니건스를 인수한 직후에도 공격적인 확장과 신규 브랜드 론칭을 추진했습니다.


2014년 샐러드뷔페 ‘미쓰그릴’ 론칭, ‘국민가격제’ 등 마케팅을 펼쳤으나 실제 매출과 수익은 계속 하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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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바른손게임즈의 매출은 2012년 약 450억 원에서 2014년 290억 원대로 떨어졌고,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도 크게 늘어났습니다.

이런 경영 상황은 코스닥 상장사 중 관리종목 지정으로 이어졌습니다. 업계 전문가들은 바른손게임즈가 무리하게 외식사업을 강행하며 투자와 운영에 집중하지 못했다고 평가합니다.


결과적으로 브랜드 재생에 실패하며 시장에서 완전히 밀려난 것입니다.


경영 악화의 문제 뿐 아니라, 2010년 한국 외식시장의 트렌드 변화에 맞추지 못한 문제도 있었습니다.


1인 가구 증가와 배달문화 확산 , ‘특별한 날’ 외식에서 ‘일상화된 외식’으로 전환, 건강과 웰빙 트렌드에 맞춘 한식 뷔페, 가벼운 캐주얼 식당의 급부상 등 베니건스는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였습니다.

‘기념일 레스토랑’이라는 기존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했고, 트렌드에 맞춘 메뉴, 공간, 마케팅 혁신이 부족했습니다.


브랜드의 지속성을 위한 경영 정비와 변모의 필요성


외식 사업의 트렌드는 정말 빠르게 변화합니다. 2020년 초 코로나로 인해 배달 업계가 급부상했던 것 처럼 언제 어떤 일로 스타일이 바뀌게 될지 모르기도 하고, 비건이나 헬스케어 중심의 트렌드로 한 순간에 인기 카테고리가 바뀌기도 합니다.


브랜드의 지속성을 위해서는 이러한 트렌드에 발맞춰 변모할 수 있는 유연성이 필요하며, 또한 변화를 뒷받침 할 수 있는 경영 작업이 필요합니다.


베니건스는 여전히 추억 속에서 따뜻하게 기억되지만, 그 ‘기억’만으로는 브랜드가 살아남지 못했습니다.


오늘날 브랜드에게 필요한 것은, 감성과 사업, 경험과 경영이 조화를 이루는 것입니다.

브랜드는 기억에 머무르지 않고, 시대에 맞게 진화해야 하며, 감성적 경험을 제공하는 것뿐 아니라, 지속 가능한 사업 구조가 필수적입니다. 소비 트렌드와 경쟁 환경의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재포지셔닝할 준비가 필요합니다.


베니건스의 사례는 이를 명확히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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