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리주저리 마음대로 삶의 느낌을 적는다. 12편
정확히는 쉬었다기 보다 잠시 창작을 멈추었다.
글을 쓰는 것도, 콘텐츠를 만드는 것도, 영상을 찍는 것도
본업 외에는 잠시 멈추고 책만 읽었다.
지치거나 힘들어서는 아니고 잠깐의 휴지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생각의 방을 청소하고 정돈하고 일정을 정리하고 계획하는 정도...
그래서 브런치도 일주일간 글을 쓰지 않았다.
(오늘부터는 다시 쓸 예정이다.)
나는 다양한 언어로 표현하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모국어인 한글 외에도 영어, 프랑스어, 일본어, 스페인어를 아주 조금이라도 할 줄 안다. 잘 하진 못해도 떠듬떠듬 말하거나 단어를 얼추 검색하며 문장을 만드는 정도의 수준. 그래도 계속 배워가고 써보고 표현해본다. 외국에 나가보기 위함이나 외국인과 의사소통을 하기 위함보다는 그저 글 자체의 철학과 생각을 엿보는 것을 좋아한다.
언어를 주의깊게 공부하다보면 신기한 특성을 발견한다. 특히 글의 문장 속에서 이를 많이 보는 편인다.
한글은 중의적인 뜻을 품는다. 그래서 표현하기에 따라 문장이 상당히 정제되고 정돈된다. 그리고 정확한 표현을 요구한다.
"나는 집에 간다." 이 문장을 보면, 이제 일이 끝나서 집에 간다는 의미도 되고, 다짐을 하는 문장이 될 수도 있다. 비유적 표현으로 쓰일수도 있다. 이를 어떻게 쓰는가는 부사에 따라 달려있다. 시간 표현이나 장소, 앞뒤 문맥 등에 따라 달라진다.
어순을 바꾸면 느낌이 또 다른데, "집에 간다, 나는." 이라고 하면 상당히 비장한 느낌이기도 하다.
영어는 동사가 정말 중요하다.
"I go to my home"이라는 문장은 단순하다. 그런데 동사가 조금씩 바뀌다보면 "I need to go to my home" / "I went to my home" / "I must go to my home" 등 다양한 느낌을 준다.
마치 동사가 가면인 듯 바꿔 쓰며 다양한 인상을 남긴다.
프랑스어는 상황에 따라 표현이 다채롭게 사용된다.
"je vais à la maison"이라는 문장에서 대상이 바뀌면 표현도 바뀐다. 그의 집에 간다라고 하면 "je vais chez lui"로 보통 표현하는데, chez가 집의 뜻을 포함하는 단어이기 때문이다. 그럼 왜 chez moi라고 표현은 잘 안하나 보면 내가 나의 집을 강조하는 게 어색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쉰 것과 언어가 무슨 연관이냐를 보면, 다양한 생각을 하는 과정 가운데 잠시 생산을 멈추고 받아들이며 소화하는 시간을 원했다. 여러 언어로 표현해보며 다양한 접근을 하듯이 나의 글, 콘텐츠, 창작에도 다양한 접근이 필요했고, 다시금 방향을 정해보는 시간이 필요했었다.
크든 작든, 비즈니스이든 퍼스널이든 개인의 창작 과정 속에서 휴가가 필요한 이유가 있듯이 한 주간의 휴가가 필요했었다.
계획한 일들이 반드시 그 계획대로 되지는 않는다. 수정하고 방향을 정비하며 고쳐나가는게 중요하다. 방향을 재설정하는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래서 내가 설정한 방향은 무엇인가 말해보면, 좀 더 본질에 집중하기로 했다. 글을 쓰는 매체는 생각이 적극적으로 담기고 표현된다. 여기에 내가 정제하지 않고 생각하지 않은 표현들이 섞이니 마음에 들지 않고 불편함을 느꼈다. 마치 손글씨로 열심히 기록해온 일기장에 컴퓨터 맑은 고딕체가 들어간 느낌...?
그래서 나는 적어도 생각을 담는 글을 쓰는 매체에 있어서는 AI의 도움을 절대 빌리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물론 AI로만 쓴 글을 브런치나 타 블로그에 올린 적은 없다. 적어도 내가 수정하고 손 보는 게 있는 글만 올려왔는데, 앞으로는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쓰려고 한다.
나의 발전과 성장 과정에 있어서도, 앞으로의 적용에 있어서도 가장 큰 무기는 나의 고찰과 시야, 실력이라고 생각이 들어서이다.
디지털의 끝판왕인 AI시대에 아날로그적인 사고방식이라 좀 낡은건가 싶기도 하지만, 분명 빛을 보는 쪽은 이 지점이라고 느껴왔고, 실행하기에 지금이 적기라고 판단한다.
하나씩 다시 방향을 잡고 해나가보려고 한다.